한국 차(茶)계의 시각에서 보이차의 과거와 현재를 정리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이달 24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서울 창덕궁 앞 한국문화정품관갤러리에서 열리는 ‘보이일세유정’ 전시회에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유행했던 150여 점의 보이차가 전시되고, 보이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이야기마당도 마련된다.
중국 운남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미생물 발효차로, 계속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후(後)발효차라 불린다. 보이차는 미용과 건강, 장수라는 효능뿐만 아니라 세월이 지날수록 상승하는 그 가치와 가격 때문에 더욱 유명하다. 보이차의 과거와 함께 미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이차의 과거는 오래된 보이차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고, 보이차의 내일은 갓 만들어진 신차(新茶)를 어떻게 잘 발효시킬 것인가와 관계가 있다.
보이차의 제조원리는 우리의 된장이나 김치와 같다. 계속해서 발효가 진행되기에 보이차는 제조와 함께 보관도 중요하다. 그래서 보이차는 제작 이외에도 보관과 유통에 큰 자본이 참여했고, 보이차 산업의 발전은 정치 사회적인 환경과 밀접했다.
2000년대 이후 현대적인 보이차 산업에 뛰어든 한국 기업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입장과 시각으로 보이차를 한번쯤 정리하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최 측의 이야기다.
노(老)보이차에 대한 인기는 골동품과 비슷하다. 60년대 말에 제작된 전통적인 보이차 한 편(350g)의 가격이 수 천 만원을 넘어서고, 80년대 차들도 이제 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수많은 보이차는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 보이차는 이렇게 오래된 노차(老茶)와 새로운 신차(新茶)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따라서 구매할 때 노차는 숙성의 정도를 품평해야 하고, 신차는 앞으로 발효 가능성을 보고 구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문화정품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떻게 보이차의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 차계의 관점에서 보이차의 현재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면서 “전시기간에 전시되는 보이차 일부를 직접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된다”고 전했다. 입장료는 무료. (02)747-5634
/문성진기자 h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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