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반도체와 조선 업종의 수출이 더 악화 될 것이란 산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한 수출 단가 하락 등의 여파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하반기 우리 수출은 다른 주력 업종의 개선 흐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을 기록해 감소 폭이 지난 상반기(-10.8%)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올 하반기 경제 성장은 설비 투자 감소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 제약 등으로 상반기(2.9%)보다 못한 2.3%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12대 주력산업 가운데 올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전환하는 곳은 디스플레이(5.9%)와 일반 기계(4.1%)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개선세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요 급증, 기계는 인도·베트남 등의 건설기계 수요 증가 때문이다. 석유화학(-1.0%), 자동차(-1.3%), 섬유(-2.4%), 정유(-4.5%) 등도 하락 폭이 둔화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반도체와 조선은 각각 -10.1%, -11.8%로 전년보다 각각 -5.7%포인트, -0.7%포인트 나빠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중국 현지 생산 등이, 조선은 중소형 조선사의 법정관리로 인한 건조물량 취소와 해양프로젝트의 인도 연기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산업의 전반적 부진 지속으로 올해 수출 성장률은 -6%가 전망됐다. 그나마 하반기에 상반기 부진을 만회한 덕분에 한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반기 수입 증가율은 소비재 증가에도 불구하고 -2.2%를 기록해 연간으로는 -8%가 예상됐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전년 보다 26억 달러 늘어난 929억 달러가 전망됐다.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2.3%가 예상됐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각각 1.9%, 3.0%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가 -0.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연간 경제성장률은 2.6%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강두용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설비투자 감소세가 여전하고 구조조정의 영향도 클 것으로 보여 전년과 비슷한 연간 2.6% 성장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성장 둔화 폭 확대, 구조조정 여파와 재고 조정 가능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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