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달 초 검찰이 롯데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나선 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일본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총을 하루 앞둔 24일 ‘판 흔들기’에 나섰다.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상 경영진이 주주권을 행사해온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 구조는 반드시 타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보유한 2대 주주로 경영권 다툼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동안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왔다. 종업원지주회는 약 130명의 과장급 이상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나 대표 의사결정은 모두 총회가 아닌 이사회(이사장·부이사장·이사 2명·간사 1명으로 구성)에서 단독 결정된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은 1대 주주인 광윤사(28.1%) 외에는 특별한 지지세력이 없어 종업원지주회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SDJ코퍼레이션은 “종업원지주회 이사 선임 과정에 경영진이 간섭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종업원들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라며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의 불법 경영권 찬탈과 한국에서 벌어진 비리 등에 대한 사실을 깨달은 종업원들이 신동주 전 부회장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회장은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홀딩스 임직원들의 지지가 확고해 주총 결과가 뒤집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게 롯데그룹 측 설명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최근 미국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서 “주총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25일 주총을 마친 뒤 일본 내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주총 결과와 국내 사정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다음달 2~3일께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 입국 이후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있어 시급한 해외 현안을 모두 마무리 지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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