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다음달께 O2O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모바일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판(FAN)페이’, 하나카드 ‘모비박스(mobi box)’ 등 다른 카드사들이 모바일플랫폼과 제휴업체를 속속 공개했던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모바일플랫폼 전략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있었다. 연초부터 수면 밑에서 020 플랫폼 사업을 준비해오며 각종 업체들과 제휴를 해왔던 것이다. 삼성카드는 다음달께 O2O 플랫폼 제휴와 구축을 완료한 뒤 플랫폼 사업을 대외적으로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의 모바일 O2O 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 속성·소비유형 등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서비스 업종 40여개를 선별하고 이 중 O2O 연관성이 높은 업종 20여곳을 압축해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다. 제휴를 맺은 O2O 기업 역시 대부분 인지도가 높은 업체들이다. 다른 카드사들이 중소형 규모의 O2O 업체를 모바일플랫폼 동맹군으로 끌어들인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파괴력 있는 업체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배달음식앱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지닌 ‘배달의민족’, 글로벌 차량예약서비스업체 ‘우버’,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SPC그룹’ 등이 삼성카드의 모바일 동맹군으로 참여했다. 삼성카드는 또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SPC를 끌어들여 O2O플랫폼 내 가맹점만 20만개에 달한다. 그 밖에 우체국택배, 자동차수리견적비교업체 ‘카닥’, 온라인 식품배송업체 ‘마켓컬리’, 청소대행업체 ‘홈마스터’ 등도 O2O플랫폼 제휴업체로 삼성카드의 O2O플랫폼에 연결된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O2O 플랫폼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카드 업계의 미래가 ‘디지털’과 ‘모바일’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출신인 원 사장은 틈 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디지털’을 강조하며 체질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카드 업계 최초로 24시간 365일 심사발급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신규 카드 가입자가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성과도 일궈냈다. 또 카드모집인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하는 등 페이퍼리스(paperless) 업무도 가속화했다. 원 사장은 더 나아가 간편결제 시장 성장 등으로 카드 업계가 변혁의 시대를 맞은 만큼 플랫폼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삼성카드는 앞으로 020 플랫폼 확장을 통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또 다양한 O2O 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금융 플랫폼 전쟁에서 가시적 성과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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