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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 예술혼...20일 백남준 탄생 기념 전시·행사 잇따라

백남준아트센터 '예술세계+게임' 기획전

창신동 옛 집터 '백남준기념관' 발대식

서울시립미술관은 10주기 추모전 오픈

백남준의 ‘닉슨(Nixon) TV’ /사진제공=백남준아트센터




“콜라주가 유화를 대체했듯이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7월 20일은 시대를 앞서 가는 혜안으로 미래를 먼저 봤던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2006)이 태어난 날이다. 작고 10주기인 백남준의 탄생을 기념하는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열려 여전히 살아있는 듯한 예술혼을 느끼게 한다.

경기도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의 미래지향적 정신을 기리며 그가 끊임없이 연구해왔던 인간·기술·자연 간의 소통과 융합이라는 예술세계를 ‘게임’과 접목시킨다. 20일 개막한 기획전 ‘뉴 게임플레이’는 현대인의 삶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디지털 게임을 조명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성을 되짚는다.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이 연구했던 기술과 예술의 결합, 새로운 소통방식 모색,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연결되는 게임과 문화예술의 교차점을 확인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독일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인 ZKM의 수석큐레이터와 연구원이 전시기획에 참여했고 총 34팀의 작가 작품 45점이 선보였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백남준을 중심으로 한 기획전 ‘점-선-면-TV’전이 센터 1전시실에서 개막했다. 회화의 기본 요소가 점·선·면이라면 백남준의 캔버스에 해당하는 TV브라운관에는 시간, 공간, 관객참여, 불확정성, 우연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한다. 1963년 첫 개인전 때부터 텔레비전을 사용하기 시작한 백남준을 비롯해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등 해외작가의 작품 73점이 선보였다.

백남준과 마리 바우어마이스터의 협력작품 ‘피아노와 편지’ /사진제공=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이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서울 종로구 창신동 옛 집터(종로53길 12-1)에서는 오는 11월 개관 예정인 ‘백남준기념관’의 출범 발대식이 백남준의 생일에 맞춰 열린다. 다시 태어난 작가를 맞이하듯 ‘헬로우 백남준’이라는 제목이 붙은 발대식에서 백현진·김상돈 등 현대미술가들의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서울시는 그간 음식점으로 쓰이던 연면적 약 94㎡의 단층 한옥을 매입해 건축가 최욱이 리모델링 중이며 완공 뒤에는 상설전이 열릴 계획이다. 김홍희 관장은 “백남준 기념관은 작가의 예술적 업적을 기리고 그 삶의 궤적을 되짚어보는 자리로 마련된다”며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화인 백남준에게 헌정하는 이 기념관은 서울시민 뿐 아니라 한국인 모두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3층에서는 10주기 추모전 ‘백남준∞플럭서스’전이 이달 말까지 열린다. 1960년대 등장한 예술운동인 플럭서스와 백남준의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로 독일 쿤스트할레 브레멘과 국내 기업 및 개인 소장가들의 소장품 200여 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조지 마키우나스·요셉 보이스·오노 요코 등 1960년대부터 플럭서스 일원으로 활동했던 작가들을 비롯해 박남준이 전성기 시절 제작한 대형 멀티 모니터 설치작품들을 볼 수 있다.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백남준 쇼’는 백남준의 대표작과 현대 예술가들의 협업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뒤지지 않는 백남준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1977년 카셀도큐멘타에 참여해 작품을 설치 중인 백남준 /사진제공=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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