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국산 신기술로 무장해 전체 우주 물질의 약 23%를 구성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 발견 작업에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극도로 미약한 전자기파 신호까지도 탐지할 수 있는 초전도양자간섭소자(스퀴드·squid) 증폭기를 국내 연구진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현재 기초과학연구단(IBS)이 수행 중인 암흑물질 검출 연구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증폭기는 시제품이며 내년까지 관련 설비가 갖춰지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암흑물질 발견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일반 물질과 달리 암흑물질은 가시광선, X선, 감마선을 비롯한 그 어떤 전자파로도 감지할 수 없다. 오로지 중력작용을 통해서만 그 존재가 있을 것으로 과학계가 추측해온 물질이다. 암흑물질의 후보로 꼽히는 물질로는 소립자의 일종인 중성미자와 이론상의 가상 소립자인 액시온(Axion), 윔프(WIMPs) 등이 있다.
기초과학연구단은 이중 액시온을 찾으려 노력 중인데 그 존재를 증명할 경우 물리학의 지형을 바꿀 업적으로 평가받게 된다. 액시온 역시 암흑물질로 추정되므로 전자기파로 직접 탐지가 불가능하지만 기초과학연구단은 강한 자기장을 걸어 액시온장의 일부를 빛의 알갱이인 ‘광자’로 변환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광자는 빛이므로 전자기파로 감지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광자로 변환시켜도 워낙 초미세한 신호만 낼 것이기 때문에 감지장치의 전자기파 잡음이 크면 그 잡음에 묻혀 광자 신호를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연구단은 잡음을 극한까지 줄인 스퀴드증폭기를 적용키로 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의 ‘액시온 암흑물질 실험단’(ADMX)을 제외하면 암흑물질 연구에 스퀴드 증폭기를 도입하는 것은 국내 연구진 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증폭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액시온 검출용 설비에 탑재돼 이르면 2018년부터 액시온 검출 관련 데이터를 생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