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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체계 전면 수술…LG디스플레이도 인사혁신 나섰다

5개 직급, 책임·수석 2개로 개편

"직급 대신 능력 우선 조직될 것"

"LCD 업황 악화에 변화" 분석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직급제도 개편에 나섰다. 부장·차장·과장·대리로 층층이 나뉘어 있던 직급을 2단계 정도로 단순화한다. 직급제도를 개편해 조직문화를 바꾸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최근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일하는 조직 만들기 움직임이 재계 전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직급제도 개선과 관련된 내용을 공지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입사 2년차까지는 기존과 동일하게 사원, 사원에서 대리까지는 선임, 과장에서 부장까지는 책임으로 직급이 변경된다. 기존의 수석·연구원 같은 호칭도 연차에 따라 선임이나 책임으로 바뀐다. 직급 개편으로 사원에서 대리,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차장, 차장에서 부장으로 총 4회에 이르던 진급은 선임에서 책임의 1회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직급제도 개편을 최근 제조업에 불고 있는 일하는 조직문화 만들기 움직임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직급에 기대 업무를 소홀히 하는 인력을 줄이고 누구나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직급체계 개편을 핵심으로 한 인사혁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7단계였던 직급은 CL(Career Level) 1~4단계로 단순화된다. 인사혁신에 나선 LG전자 역시 오는 2017년부터 부장과 차장 같은 직급은 유지하되 최소 요건 충족자는 자동으로 호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0년부터 차장·부장 등의 직급을 선임·책임·수석 등으로 단순화 한 바 있다. 특히 4~5년으로 정해진 승진연한을 폐지하고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누적점수에 따라 책임이나 수석으로 진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직급제도 개편안이 최근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상황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LG디스플레이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4분기 7,000억원대에서 올해 1·4분기 300억원대로 급감한 바 있다.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들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데는 LG디스플레이도 공감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올레드(OLED)는 전체 매출의 10%에 못 미치고 있다. 한상범 부회장은 최근 “LCD로 수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위해 올레드에 투자하는 기존 방식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CD 사업이 잘돼야 미래 먹거리도 육성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급을 없애고 진급 횟수를 줄이면 진급 때마다 올려야 했던 직급별 초임 임금을 연계해 개편할 수 있다”며 “업무역량이 우수한 직원에게는 더 많은 보상을 하는 성과주의 정착도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직급제도 개편안에 대해 회사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단계”라며 “개편안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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