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향한 각국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투자시장에서는 반대로 은이 금보다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절대적인 가격은 금이 여전히 비싸지만 올 들어 은 가격 상승률이 금값 상승률을 크게 제친 탓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은 선물 가격은 올 초 온스당 13.82달러에서 지난 10일 20.13달러로 46%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1,075.1달러에서 9일 1,344.3달러로 25% 상승한 데 비해 두 배 가까운 가격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는 은 투자자들의 수익으로도 이어졌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손쉽게 은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상장지수펀드(ETF)다. 국내 유일의 은 펀드인 ‘KODEX 은선물’은 올 들어 수익률이 43%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0.98%, 펀드 유형 중에서 가장 수익률이 양호한 중남미 주식형이 37.96%였음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익률이다. KODEX 은선물은 3개월 수익률도 17.74%로 전체 225개 ETF 중 7위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금 투자 열풍이 이어졌지만 정작 금 ETF의 수익률은 은 ETF에 미치지 못했다. 도쿄상품거래소 금 선물지수의 움직임에 2배로 연동되는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만이 연초 이후 56%의 수익률로 은 ETF를 제쳤고 레버리지 ETF가 아닌 ‘KODEX 골드선물’ ‘TIGER 금은선물’의 수익률은 각각 26%, 28%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은 ETF 거래량도 부쩍 늘었다. 1월 74만2,915주였던 KODEX 은선물의 거래량은 지난달 292만276건으로 293%나 늘었다.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한 영향이 있지만 같은 기간 KODEX 골드선물의 거래량이 1월 153만5,076주, 7월 152만7,125주로 오히려 소폭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은의 투자매력이 상당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은이 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게 된 원인은 은 생산량 감소다. 은은 귀금속이면서도 산업용 금속으로 쓰이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활발하지 않지만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이 글로벌 저성장 전망에 따른 실물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투자수요 확대가 겹쳐 상승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과 은은 물가상승과 함께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방어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만 “오를 만큼 올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값이 현재 은 가격의 66.9배로 최근 3년 평균치(73.1배)에 근접한 수준까지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또 산업용 수요가 많은 은은 금과 달리 경기변동에도 민감해 세계 경기 측면에서 보면 상승세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달러 가치와 금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올해 중 미국이 추가로 금리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가격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지만 동시에 달러 강세도 이어져 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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