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및 정유·화학제품 등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가스를 극초단파(마이크로파)로 태워 없애는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돼 상용화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NFRI)는 국내 핵융합기술 연구과정에서 개발된 극초단파 기술을 대기오염방지제품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인 에코프로에 이전한다고 12일 밝혔다. 에코프로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암을 일으키는 유해가스를 없애는 상용제품 개발을 추진한다.
이전되는 기술의 정식 명칭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제거 시스템 개발을 위한 흡착제 모델링 및 마이크로파 전송매칭 기술’이다. 에코프로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에서도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대기오염으로 시달리는 중국시장에 이번 국산 기술로 개발된 제품이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이란 대기 속으로 휘발돼 악취, 오존(O3)을 발생시키는 탄화수소체화합물인데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오거나 피부에 닿을 경우 신경장애 등을 초래하는 발암물질이다.
극초단파는 초당 3억~3,000억번 진동(300MHz~30GHz)하는 전자기파이다. 극초단파로 유해가스 흡착제를 고온으로 가열하면 흡착제에 달라 붙은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이 산화돼 사라진다. 이때 사용된 극초단파는 ‘한국형 초전도기술 핵융합장치’(KSTAR)에서 플라즈마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기존에는 전기히터로 가열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산화시키는 방식이 사용돼 왔다. 반면 에코프로측은 극초단파를 활용하면 기존 휘발성유기화합물의 99.9%이상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제거방식보다 에너지소모를 30%이상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유해가스를 태워 없애기 위한 고온으로 가열하는 시간이 짧다는 점도 이번 신기술의 장점이다.
극초단파를 이용한 휘발성유기화합물 제거기술은 이미 선진국에서 개발돼 상용화돼 왔으나 국내에선 이번에 처음 개발돼 상용화가 추진될 수 있게 됐다. 해당 기술은 NFRI 가열전류구동연구팀의 김해진 박사가 개발했다. 에코프로는 정부의 중소기업 멘토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김 박사와 인연을 쌓아 이번 기술상용화의 파트너 업체로 선정됐다.
김기만 NFRI 소장은 “앞으로도 핵융합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파생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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