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의 메리 바라(54·사진)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한국GM의 사업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Bolt)’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LG전자 주요 관계자와의 회동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M 최고경영자(CEO)인 바라 회장은 오는 30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초 회장으로 부임 후 한국 비즈니스 현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라 회장은 인천 부평의 한국GM 본사를 찾아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등으로부터 국내 시장 상황 및 노사 문제 등 각종 현안을 보고받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바라 회장은 또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로 열리는 오찬 간담회 행사에 연사로 나서 강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바라 회장이 짬을 내 한국 시장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한국 시장 점검보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GM은 지난해 국내에서 15만8,404대를 판매해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스파크와 말리부 등의 판매 호조로 7월까지 10만1,139대를 판매했다.
특히 최근 LG전자가 인천 캠퍼스에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공급할 11종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LG 측 고위급 인사와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바라 회장의 암참 강연에는 LG전자에서 자동차부품 사업본부를 총괄하는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바라 회장은 지난 CES에 직접 연사로 나서 볼트를 소개한 바 있다. 다만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바라 회장과 회사 관계자의 공식적인 만남 등 예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바라 회장은 지난해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꼽히는 등 CEO에 오르자마자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GM 연구소·제품개발부를 거쳐 댄 애커슨 GM CE0의 자리를 이어받은 바라는 18세에 산학실습생으로 GM과 인연을 맺고 36년간 한 우물을 파 최정상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여성 경영자이다. 바라는 연초 105년 GM 역사상 최초로 여성 회장에 올라 화제가 됐다. 글로벌 자동차그룹에서 여성 총수는 처음이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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