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판 다이슨’을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400억원이 투입한다. 디자인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바우처’를 신설해 내년부터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16 디자인 혁신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디자인 혁신전략’을 발표했다.★관련기사 17면
정부는 우선 100대 성장 유망기업을 선정해 디자인 중심의 경영을 통해 ‘한국판 다이슨’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다이슨은 부품을 고려하지 않고 이상적인 완제품 디자인을 먼저 정한 뒤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유명한 회사다. 날개 없는 선풍기 등을 개발해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26% 끌어올렸다.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디자인 역량과 기업 환경을 진단하는 것을 비롯해 △디자인 경영 로드맵 제시 △디자인 R&D·판로 확보·마케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단기 R&D 바우처’도 신설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300억원을 지원한다. 수출이나 신제품 개발을 앞뒀지만 디자인 부문에서 어려움을 있는 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기업이 필요할 때 즉시 디자인 개발에 들어갈 수 있게 바우처(정부가 특정 수혜자에게 직접 비용을 보조해 주기 위하여 지불을 보증해 내놓은 전표) 형태로 지원하는 방식이며 개발 기간은 6개월 이내다.
소비자가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을 대형 유통 브랜드를 통해 더욱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백화점·대기업 플래그숍 내의 디자인 혁신제품 전용 매장을 현재 3곳에서 2020년 16개로 확대한다. 또 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면세점과 홈쇼핑 기업은 물론 알리바바·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와의 협력채널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이우시)에 한 곳만 설치돼 있는 ‘코리아 디자인센터’는 2020년까지 10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뿐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군인 용품(수통·방한 장갑·마스크 등 5종) 디자인 개선 사업을 소방과 경찰 분야까지로 넓힌다. 또 터미널·전통시장·산업단지와 같이 국민이 가깝게 접하는 공공시설도 다시 디자인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자인 인력도 적극적으로 양성한다. 유능한 신진 디자이너를 매년 10명씩 발굴해서 국제 전시회 참가, 국내외 언론 홍보, 해외 연수 등을 지원해주는 한편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융합형 인재를 2020년까지 500명 육성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패션쇼의 형식을 빌려 디자인 혁신제품 38개를 소개하는 ‘디자인 런웨이쇼’도 함께 열렸다. 쇼에는 줄넘기하는 동안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허공에 숫자를 표시해주는 스마트 줄넘기, 체인 없는 자전거, 스마트폰과 연계돼 기상정보 등을 알려주는 사물인터넷(IoT) 우산, 몸체가 자유자재로 휘어져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이 가능한 액션캠 등이 시선을 끌었다./세종=이철균기자 fusionc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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