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생산돼 글로벌 유통망에 깔린 갤럭시노트7 250만대(국내는 40만대 이상)가 리콜 대상이지만 국내외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된 것은 140만~150만대다. 따라서 소비자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제품과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이동통신사나 대리점·판매점 창고에 있는 신제품의 처리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판매현장 창고에 있는 신제품은 소프트웨어 검사를 해 전압이 높지 않은 합격품은 신흥시장에서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비록 지난 3일에도 추가로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이용자의 배터리 폭발사고가 일어나기는 했지만 2일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의 전면 리콜 발표 때를 기준으로 배터리 불량률이 0.0024%에 그치는 상황에서 굳이 대부분의 합격품까지 폐기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품질은 완벽하지만 출고가(국내 기준 98만9,000원)에서 30~40% 이상 할인해 인도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중남미 지역 신흥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소비자가 이미 사용한 제품은 정밀검사를 통해 불량 배터리를 제외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카메라·스피커 등 핵심부품은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전면 리콜 발표의 효과가 반감될 뿐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부품 재활용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의견을 내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정하기 힘든 카드다.
그렇지만 전면폐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1995년 이건희 회장이 휴대폰 애니콜의 불량률이 12%에 이르자 당시 500억원어치 15만대를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불태운 바 있으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품질 도약을 위해 ‘애니콜 화형식’을 할 때에 비해 이번에는 배터리 협력업체 중 한 곳의 잘못으로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며 전면폐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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