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생산성을 자극할 수 있는 ‘혁신’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하는 원칙을 10년 가까이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유한 기업은 혁신이 이익으로 직결됨을 증명합니다.”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장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부터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의 투자원칙을 이같이 설명했다.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는 설정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단 한 번도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추세적으로 밑돈 적이 없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 6개월 수익률도 각각 4.09%, 4.24%를 기록했다. 정 본부장은 “ROE가 높은 기업들은 경기가 위축됐을 때도 생산성이 높아 꾸준한 실적을 낸다”고 강조했다. 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에서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인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ROE가 올라가는 시점에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이나 전기차 패러다임을 이끄는 테슬라 등도 정 본부장이 주목하는 종목이다.
최근 들어서는 명품소비재·레저·여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등의 섹터를 유심히 보고 있다. 7월 초 기준으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페이스북, 에르메스, 구글 알파벳, 루이비통모에헤네시 등이 투자 비중 1~5위를 지키고 있다. 그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소비재업종에 대해서는 “5만원짜리를 500만원으로 팔 수 있는, 495만원의 정신적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가 투자하는 대상이 1등 기업, 혁신기업으로 방점이 찍히다 보니 투자 대상 기업은 200개 안팎에 머문다. 덕분에 해외펀드인데도 위탁운용 혹은 재간접 형태가 아닌 직접 운용이 가능해졌다. 주로 선진국 대기업들이라 회계 등 정보가 공개돼 있고 분기별 보고서 외에 새나오는 정보도 없어 정보비대칭성이 없다는 게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10년간 노하우를 쌓으며 각종 위험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좁혔다”며 “고객이 어느 시점에 펀드에 가입하더라도 손해를 입지 않는 실적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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