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을 살려서! 이번 두유바이크는 바이크와 함께 하는 핫플레이스 방문기로 준비했습니다. 어디냐구요? 바로 프리덤이 넘치는 이태원!! 이태원은 차로 가려면 주차 걱정에 벌써부터 심란해지지만 바이크라면 OK죠. 고배기량 헤비급 바이크라면 덜 추천이긴 하지만요.
저는 이날 이태원에 음악을 들으러 갔습니다. 요즘 이태원엔 음악 듣기 좋은 곳이 두 군데 있거든요.
첫 번째 장소는 아이리버에서 만든 고품격 음악감상실!! ‘스트라디움’입니다. 엄청나게 비싼 오디오 기기로 고음질을 즐길 수 있다죠. 클래식, 팝, 가요, 재즈(가요는 조금 적긴 합니다) 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인터넷 후기를 보니 “조성모의 가시나무가 이토록 감동적인 노래인 줄 몰랐다”는 평이 띄어 더욱 기대가 됐습니다.
전 이 길을 종종 지나치면서도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는데, 외관을 보면 그럴 법합니다. 뭐 하는 곳인지 알아보기 힘들게 생겼거든요. 스트라디움 홈페이지보다는 SK텔레콤 블로그(클릭)에 설명이 잘 돼 있더군요.
하지만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린 곳입니다. 입장료 만 원만 내면 하루종일 음악을 듣고, 4층 폴바셋에서 커피도 한 잔 홀짝일 수 있죠.
우선 일층.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탐색해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참 잘 만들어놓은 포스가 풍기는 가운데(?), 잘 살펴보니 시대별로 음악을 골라 들을 수 있습니다. 아이리버의 고급 제품인 아스텔앤컨 플레이어로요.
빈 자리에 착석한 저는 개뿔도 모르지만 왠지 있어 보이는 밥 딜런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웹서핑이나 하며 건성건성 시작했는데, 점점 폰을 내려두고 온전히 곡에 몰입하게 됐습니다. 음질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사실 저는 평범한 막귀라서요. 그보다는 이렇게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게 얼마만인가 싶었습니다. 중학교 때 좋아하는 가수의 테이프를 수백번씩 되감아 들으면서 행복해하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들으면서 감성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신해철님 왜 가셨어요…. 자리를 옮겨다니며 듣다 보니 종종 헤드폰 접촉불량인 기기가 있었는데, 조심조심 이용해야겠단 생각이들었습니다.
지하1층은 더 아늑합니다. 저는 자리가 없어서 이 곳에서는 앉지도 못했지만, 붐비는 시간대가 아니라면 한산할 것 같더군요. 저 움푹 파인 공간에는 커플들이 잔뜩!
이밖에 특정 장르의 음악을 밀실(?!)에서 원없이 들을 수 있는 뮤직룸,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연장 등도 있습니다. 저는 오후 4시~7시 사이에 방문했는데 이 때가 피크타임인 듯합니다. 다음엔 주말 오전, 아니면 혹시 평일에 쉬는 날이 생기면 가봐야겠다 싶더군요.
건물 앞 주차장이 빈 틈을 타 저의 울프도 인증샷 한 방 찍어봅니다.
스트라디움에서 한껏 힐링한 저는 거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바이닐&플라스틱도 들렀습니다. 현대카드가 만든 이 곳은 무려 LP 전문 음악감상실 겸 매장입니다.
LP를 직접 들어볼 수도 있고, 살 수도 있죠. 포터블 LP 플레이어라든가 스피커 같은 관련 상품도 진열돼 있습니다. 전 LP도 다른 오디오기기도 잘 모르지만 정말 예쁘고 비싼(…) 물건들이 많아서 탐나더군요.
바로 옆 건물은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인데, 이 날은 시간이 너무 늦어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현대카드 갖고 계신 분들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LP판이 무지하게 많아서 하루종일 죽치고 들을 수 있다더군요. 일단 건물부터 너무 예뻐서 잠시 구경하다 왔습니다.
이렇게 오랜만의 문화생활을 마치고 인근 피자집을 찾았습니다. 대로변의 큰 식당은 피하는 편인데 친구가 추천해 준 이 곳은 오랜만에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더랬죠. 전 한창 핫했던 부자피자도 몇 년째 못 가봤는데 이 집도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핫한 헬카페. 한번 시원하게 들러봤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상, 놀고 먹으면서 살아도 정말 할 일이 많겠구나(…) 싶었던 하루였습니다. 바이크와 함께면 어디든 주차나 길막힘 걱정 거의 없이 편하게 놀러다닐 수 있어서 좋구요. 그래서 전 요즘 친구를 만날 때 언제나 청바지 차림에 머리가 눌려 있다고 합니다.
라이더 여러분 모두 멋진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 번 두유바이크에서 만나요!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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