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보일러 업체 경동나비엔(009450)이 중국에 신규 해외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국내 보일러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콘덴싱 등 친환경 보일러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 매출 확대와 수익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내수 업종으로 꼽히는 국내 보일러 업계의 해외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동나비엔은 25일 중국 베이징에 4만8,000㎡ 규모의 보일러·온수기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규 공장은 기존 중국 공장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부지에 건설하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의 중국법인인 북경 경동나비엔은 이미 지난 22일 베이징 신공장 부지에서 건설 기공식까지 열었다. 경동나비엔은 1단계로 2017년까지 약 13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구축하고 2단계로 2020년까지 공장을 완공해 연간 50만대의 보일러·온수기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이 신공장 건설에 나선 것은 중국 내에서 열효율이 높은 친환경 보일러·온수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에서 중앙난방을 제공하는 만큼 개인 보일러 수요가 적었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시장이 개방되면서 보일러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화석 연료 사용 규제로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나 저녹스 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등 친환경 보일러에 강점이 있는데다 신공장을 건설해 생산력을 늘리는 것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해 생산 공장을 직접 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한 시장 공략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매출은 물론 전체 실적이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수출 형태로 집중 공략한 북미 시장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콘덴싱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러시아는 지난 2011년 이후 벽걸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공을 들인 북미와 러시아 시장에서 1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만큼 중국 시장도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잠재 구매력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본격화된다면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기업인 귀뚜라미도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귀뚜라미는 지난해 중국 최대 태양 에너지기업인 북경시 태양에너지그룹과 합자법인을 설립, 지난 5월 1등급 친환경 저녹스 가스보일러와 펠릿 보일러를 처음 선보인 뒤 북경시 태양에너지그룹의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보일러 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특히 친환경 제품인 콘덴싱 보일러의 경쟁력은 단연 으뜸”이라며 “앞으로 중국 현지 공장 설립과 현지 유통망을 이용한 중국 공략 전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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