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들이 첫 가입 당시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던 특판 상품들의 만기가 다가오며 계좌를 무더기로 해지하고 있다. 여기다 ISA 판매사 직원들의 판촉으로 수천원, 수만원씩만 예치했던 이른바 ‘깡통계좌’가 해지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이 늘어나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ISA가 재편되는 긍정적인 움직임도 엿보인다.
5일 금융위에 따르면 일임형 ISA 계좌 해지 건수는 지난 5월 1만5,912좌에서 8월 6만725좌로 4배 가까이 늘었다. 3월 ISA 출시 당시 은행·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했던 특판 예금·환매조건부채권(RP)의 만기(3개월)가 지나자 해지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가입 계좌 수는 같은 기간 약 214만좌에서 240만좌로 늘어나는 등 소폭이지만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만원 이하 깡통계좌의 비율은 3월 말 76.9%에서 8월 말 55.3%로 줄었다. 금융위 측은 한 은행의 3년 만기 적금 해지율이 출시 후 6개월 기준으로 12.3%라는 점을 사례로 들며 “투자자의 투자 목적과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금융상품을 해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ISA의 해지율은 8월 말 6.1%다.
금융위는 “월별 평균 가입금액도 5월 153만원에서 8월 581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개월간 일임형 ISA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1.3%로 나타났다.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5.2%로 시중은행 예금의 4배 수준이다.
금융위는 제로인·한국펀드평가 등 외부 기관의 검증을 거쳐 6일 ISA 수익률을 재공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각 사에서 ISA 수익률을 집계해 ISA다모아(isa.kofia.or.kr)를 통해 공시해왔지만 8월 일부 은행·증권사의 수치에서 오류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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