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삼성전자는 13일 미국에서 유통된 갤노트7 전량인 190만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2차 리콜 대상은 지난달 1차 리콜 발표 후 생산된 교환용 제품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3일 “1차 리콜 제품의 발화 사고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정 방향 귀퉁이에서만 촉발돼 어느 정도 공통 원인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 2차 리콜 제품에서는 발화가 제품의 특정 지점에서 일괄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사례마다 발화 포인트가 산발적으로 제각각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2차 리콜 제품의 발화 사고들은 어느 한 가지 요인만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국은 ‘복합적 요인들’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2차 리콜 제품에서 발견된 국내 발화 사고는 건수가 너무 적고 증상도 제각각이라 공통된 특징을 뽑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원인 파악에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량 제조되는 생산제품에서 극히 미미한 확률로 일어나는 결함을 인위적으로 일으키려다 보니 재현이 어렵고 원인파악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 CPSC가 자국 내 갤노트7 발화 사례 조사를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이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CPSC가 조사를 마친 후 발화 제품 실물을 삼성전자에 넘겨주지 않아 국내 결함과 같은 원인 때문인지 확인이 쉽지 않다. 또한 CPSC가 조사 결과를 삼성전자에 알려주더라도 이를 대외에 공표할지 여부와 그 형식 등은 삼성전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없어 자칫 ‘꿀 먹은 벙어리’로 여론의 뭇매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서 교환품까지 수거해 보상 중이어서 이번 CPSC 발표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전망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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