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4일 인공지능(AI)과 미래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별도 조직을 법인화한다고 발표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필연적으로 벌여야 하는 전면전을 앞두고 네이버가 ‘기술 기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또 최근 경영진 교체에 대한 ‘깜짝 발표’를 하며 글로벌 확장을 공식 선언한 네이버가 처음으로 강조한 것이 기술이라는 의미도 있다. 지난 20일 네이버는 이해진 의장이 내년 3월 의장직을 내려놓고 IT 업계로는 최초로 여성인 한성숙 부사장을 차기 최고경영책임자(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경영진 교체와 동시에 유럽·미국 시장에 전격 진출을 선언한 네이버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연례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6’에서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을 뽐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 이 의장은 “네이버는 자금과 인재가 풍부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네이버의 지원군은 다름 아닌 기술”이라고 역설했다.
네이버는 이날 대화형 AI 엔진인 아미카(AMICA), 네이버가 처음으로 개발한 로봇인 ‘M1’, 네이버의 기술 전담부서인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기술 등을 선보였다.
아미카는 인간의 일상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AI로, 가령 ‘오늘 출근길 날씨나 교통상황이 알려줘’, ‘저녁 식사를 위한 식당을 예약해줘’하는 사용자가 직접 음성으로 ‘질문형 검색’을 하면 원하는 결과를 받는 형태다. 아미카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모듈인 아틱(ARTIK)에 이미 탑재됐고, ‘배달의 민족’이나 ‘야놀자’ 등 일상 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애플리케이션(앱)과도 연동이 되고 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이버는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M1은 공간 정보를 읽어 3차원(3D) 실내 지도를 만드는 로봇으로, 레이저 스캐너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해 사무실·쇼핑몰·극장 등을 돌아다니며 고정밀 지도를 제작하는 데 쓰인다. 3D 지도는 보다 세밀한 실내 위성항법장치(GPS) 기반 서비스를 비롯해 가상·증강현실 등에도 접목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안전하고 정확한 주행을 하도록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송 CTO는 “네이버의 이미지 인식 기술은 현재 도로 위에 정차한 것이 자동차인지, 승합차인지 등도 세부적으로 인식하는 수준이어서 (자율주행차가) 적합한 주행 방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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