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살리기 위한 크리에이티브랩(C랩)의 과제 6개팀이 독립 기업으로 출범했다. 삼성전자가 C랩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이처럼 사업화 과정을 밟고 있는 벤처기업은 총 20개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C랩 과제를 수행하는 팀 가운데 외부 벤처 투자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6개를 스타트업으로 독립시켰다고 31일 밝혔다. 6개팀에 소속된 삼성전자 임직원 23명은 각자 법인을 세워 내년 상반기까지 제품·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들의 창업 과정을 적극 지원하며 독립한 임직원이 재입사를 원할 경우 창업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복귀시켜준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정한 과제는 △사용자의 허밍(입을 다물고 코로 소리를 내 노래를 부르는 창법)만으로 작곡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험온’ △자신이 올린 콘텐츠에 최대 25명까지 내용을 덧붙여 하나의 콘텐츠를 완성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와플’ △스마트폰으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쉽게 조작하는 솔루션 ‘라이콘’ △헬멧에 부착해 휴대폰 통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핸즈프리 기기 ‘어헤드’ △넥밴드 형태의 착용형 기기(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핏360’ △아이에게 올바른 습관을 길러주는 유아용 스마트워치인 ‘이치와치’ 등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6개 과제는 삼성전자 해외 전시행사에서도 선보여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어헤드는 이동통신사에서 협업을 제의했고 험온을 활용하고 싶어하는 해외 가수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31일 독립한 6곳을 포함해 벤처기업으로 창업한 삼성전자 C랩 팀은 총 20곳에 이른다. 통화용 손목 스트랩을 개발한 ‘이놈들연구소’, 스마트 슈즈를 만드는 ‘솔티드벤처’, 건강관리 스마트 벨트를 고안한 ‘웰트’가 대표적이다. 이놈들연구소는 세계적 벤처 투자금 모금(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에 제품을 선보여 초기 투자금 약 150만달러(17억원)를 유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말 임직원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끌어모은다는 취지로 C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부터 C랩 팀 중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팀의 창업도 장려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C랩 과제로 선정된 임직원은 1년간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며 사업화 가능성이 보이면 창업도 결정할 수 있다.
이재일 삼성전자 DMC연구소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혁신적 아이디어의 상시 발굴을 위해 외부와의 협업도 강화하겠다”며 “삼성전자의 역량을 활용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