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직권취소했던 정부가 서울시와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기권(사진)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천시와 고용부가 합의한 ‘인천형 청년수당’ 모델의 서울 시행을 놓고 서울시와 실무진 차원에서 협의를 하고 있다”며 “수도권 이남 지자체도 이 사업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형 취업수당은 인천시가 고용부의 취업지원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의 3단계(취업알선) 참가자 중 인천 거주자에게 면접준비비용을 1인당 월 20만원씩 3개월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사회보장기본법상 협의·조정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직권취소했다. 이에 서울시는 대법원에 직권취소 처분에 대한 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양호경 서울시 청년활동지원팀장은 “취성패의 취지에 공감하고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실무회의를 서울과 세종에서 각각 한 번씩 두 번했지만 큰 진전 사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서울시는 인천시처럼 (고용부의 조건을) 수용하는 방식으로는 사업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대상자가 취성패 참여자에 국한돼서는 안되고 지원 사항에 직접 비용 뿐 아니라 간접 비용도 포함돼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 장관은 표류하고 있는 노동개혁 관련 입법과 관련해서는 “장관이 10번 바뀌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 개정 관련해서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를 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행히 다음 주 국회 환노위에서 이 사안을 논의하는 데 여야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최순실 사태와 연계해 보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강제모금 한 것과 정부가 성과연봉제, 저성과자 퇴출 등 경영계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추진한 것이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그 동안 진행된 모든 것을 글자 하나하나 노동계가 봤고, 2대 지침도 학자들이 만든 것”이라며 “세상 모든 것을 그쪽으로 연결 시키면 밥 먹는 것도 연결 시키게 된다”고 언급했다. /세종=임지훈·김민정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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