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해운 산업에 이어 제조업 생산 유발과 고용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산업마저 흔들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부진과 수출감소에다 잦은 파업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연관 산업도 동반부진의 늪에 빠졌다.
당장 자동차부품 업체의 매출 및 일자리가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2012년부터 국내 자동차 생산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부품 업체들의 매출은 하락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14년 76조7,050억원이던 자동차부품 산업 매출은 지난해 73조8,392억원으로 3.7%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400만대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부품산업 매출 규모는 7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감소도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외부 감사를 받는 국내 중견 자동차부품 업체 29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고용이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수직 계열화를 이룬 완성차 업체들의 계열사나 글로벌 메이커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는 사정이 낫다. 연구개발(R&D) 여력이 떨어지거나 해외 진출을 못한 2·3차 협력업체들은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이미 부품산업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3~4년 안에 자동차 산업의 구조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일자리 감소가 완성차 업체로도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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