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은 방한하는 해외 유명 인사들에게 종종 차량을 지원한다. 국내 체류 기간 중 자사의 차량을 타고 행사를 다니면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의 ‘스타 마케팅’은 최근 운동선수들로 집중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나 미국여자골프투어(LPGA)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늘면서다. 스포츠와 자동차 둘 다 좋아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서 홍보 효과가 만점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은 시즌이 끝나고 방한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여자 프로 골퍼 등 스포츠 스타들에게 후원 차량을 잇따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 선수는 이탈리아 명차 마세라티의 대형 고성능 세단 ‘더 뉴 콰트로포르테’를 탄다. 이대호를 후원하기 위한 브랜드 간 신경전도 있었지만 FMK의 공식 딜러사인 프릭사모터스 관계자와 이대호와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원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콰트로포르테의 강력한 성능이 파워풀한 타격을 자랑하는 이대호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이대호는 최근 마세라티가 국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의 VIP 초청 행사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스포츠 스타에 대한 지원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BMW코리아다. BMW코리아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대부분을 이미 한 번씩 후원했다. 최근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에게 ‘뉴 740d M 스포츠 패키지’를 지원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방한한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게 뉴 7시리즈를 후원한 바 있다. 히딩크 감독은 “BMW는 중추적인 플레이메이커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방한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 선수에게 대형 SUV ‘뉴 아우디 Q7’을 지원했다. 오승환이 평소 아우디 브랜드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전해졌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와 인연이 깊다. 공식 딜러사인 KCC오토모빌은 박병호에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포츠카 재규어 ‘F-타입 쿠페 S AWD’를 지원했다.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인 박찬호는 올해부터 포르쉐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SSCL의 사회공헌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SSCL은 박 선수에게 상반기에는 ‘카이엔 디젤’을, 하반기에는 ‘마칸 터보’를 지원했다.
렌터카 업계에서 스포츠 선수를 후원하는 곳도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LA에인절스 내야수 최지만 선수에게 ‘BMW X6’를 지원했다. 최 선수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도 높다고 롯데렌탈 측은 설명했다.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경우도 많다. 골프를 좋아하는 이들이 비교적 수입차를 많이 타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쏠쏠하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 홍보대사다. 벤츠코리아는 25일부터 열리고 있는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2016’을 공식 후원한다. 박인비는 2014~2015년에는 페라리의 후원을 받았다. 페라리는 박인비의 웨딩카를 후원하기도 했다. 캐딜락은 대형 SUV ‘XT5’의 홍보대사로 프로골퍼 김지현 선수를 위촉하고 차량 지원은 물론 대회 후원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활약이 뛰어난 선수를 홍보 대사로 영입하기 위해 10~11월이 되면 브랜드 간 신경전이 대단하다”며 “운동선수의 우수한 성적이 곧 브랜드의 우수한 성능과 연계되는 효과가 있고 성공한 사람이 타는 차라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