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발표한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 하루 뒤늦게 시장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과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며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11% 오른 174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975년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에도 174만7,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장중 기준 사상 최고가도 동시에 갈아치웠다. 외국인은 전날(1,932억원)에 이어 이날도 2,200억원 가까이 사들이며 주가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전날 발표된 대규모 주주친화 정책이 원동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지주회사 전환과 배당금 증액, 분기 배당 실시 등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발표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소폭 등락을 반복하다가 전일 대비 변동 없는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뒤늦게 주가가 크게 반응한 것은 시장의 관심이 기대에 못 미쳤던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배당을 포함한 실질적인 주주친화 정책에 쏠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한편 배당금액을 4조원으로 확대하고 분기별 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잉여현금흐름(FCF) 대비 50%의 주주환원과 순현금 70조원 유지를 감안하면 주주에게 돌아갈 돈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환원책은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실적으로 대표되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토대 위에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책이 더해질 경우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메모리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원화 약세 등 대외환경도 우호적인 만큼 주가 강세가 기대된다”면서 목표가를 기존 185만원에서 196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주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만으로도 기업가치가 최소 15% 이상 증가할 수 있다”며 “사업회사의 추가분할까지 이뤄질 경우 기업가치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85만원에서 19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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