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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글로벌 ETF 시장 공략 가속페달 밟는다

신시장 개척·상품 차별화·발빠른 전략<br>‘호랑이’ 기세로 글로벌 운용사 도약한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 2014년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호라이즌 코리아 코스피200 ETF’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식에 참석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박수를 치며 활짝 웃고 있다.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이 호랑이는 잠시 후 유럽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 모습을 드러낸다. 런던 템즈강의 다리 위를 유유히 건너간 호랑이가 도착한 곳은 중국의 대표 건축물인 만리장성. 성벽을 따라 조심스레 몸을 움직이던 호랑이가 마지막 도착지를 향해 성 아래로 힘차게 뛰어내린다. 그렇게 도착한 종착지는 바로 저 멀리 남산타워가 내다보이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었다.

신비롭고도 웅장한 느낌의 이 영상은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이 자체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제작한 광고다. 타이거(Tiger)라는 브랜드 네이밍에 걸맞게 호랑이를 광고 전면에 등장시켰다. 하지만 단순히 타이거라는 브랜드 때문에 호랑이를 등장시킨 것만은 아니다. ‘맹수(猛獸)’ 호랑이의 용맹하고 강인한 기상을 앞세워 전 세계 자산운용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미래에셋의 야심 찬 포부가 고스란히 녹아든 영상이 바로 이 광고다.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유는 위험 부담이다. 국내 영업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위험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해외 시장에 진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다르다. 평소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불가능한 상상’이라는 문구를 자주 말하곤 한다. 오래전부터 그는 미래에셋이 글로벌 금융기업이 될 것이라는 ‘불가능한 상상’을 꾸준히 해왔다. 비록 당장은 불가능한 상상이라 할지라도 꾸준히 꿈을 꾸면 분명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박 회장은 불가능한 상상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고 있다. 2003년 홍콩 현지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주요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에서 미래에셋의 역량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이 같은 미래에셋의 글로벌 전략 중심에는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6년 ETF 사업을 시작한 미래에셋은 그동안 주식, 채권, 지수형, 파생형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으로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자산배분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과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을 앞세워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호랑이의 담대한 기상으로 글로벌 무대를 향해 내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의 ETF 사업을 집중 조명해봤다.

지난 2000년 연말이었다. 박현주 당시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유학을 떠날 것을 제안한다. 본인 자신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박 회장이 유학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무수한 설이 나돌았다. 재충전 혹은 해외 사업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말이 나왔다.

박 회장은 2001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그는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최고경영자 과정을 통해 선진 금융기법을 배운 것은 물론 수많은 현지 전문가를 만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도 쌓았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2002년 말 귀국한 박 회장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에셋의 청사진을 공개한다. 바로 ‘해외 시장 진출’이었다. 1년여의 준비 끝에 미래에셋은 2003년 12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해외 증시 운용법인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듬해에는 싱가포르에도 현지법인을 세워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돌입한다.

이후 미래에셋은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선보인 해외 증시 투자펀드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 싱가포르에서 운용한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스타’가 그 주역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에 고무된 미래에셋은 글로벌 전략에 좀 더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2007년 영국, 2008년 미국과 브라질, 2011년에는 대만에 각각 현지법인을 세우며 조금씩 시장 영역을 넓혀나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1년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캐나다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 베타프로를 인수했다.


적극적·탄력적 투자가 ETF의 매력
미래에셋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던 무렵, 국내 자산운용시장에서는 새로운 투자상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로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이하 ETF)였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를 일컫는다. 지난 1993년 1월 세계 최초의 ETF 상품인 ‘S&P500지수 펀드’가 등장한 이후, 글로벌 금융업계에서는 ETF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2002년 국내 최초의 ETF가 출시된 이후 ETF 시장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02년 4개 종목 3,444억 원 규모로 출발한 국내 ETF 시장은 2016년 10월 기준 242개 종목 24조 183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ETF가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이 밝히는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적극적인 투자전략 수립’ 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는 주요 증시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뿐만 아니라 특정 시장, 산업,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여럿 나와 있다. 쉽게 말해 반도체, 자동차, 소비재 등 특정 산업에 투자하거나 금, 달러, 원유 등 주요 선물에도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일반 주식의 경우 소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반면 ETF는 한 주만 매수해도 추종하는 지수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매우 효율적”이라며 “운용의 투명성 확보와 빠른 매도·매수 등 부가적인 장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역시 ETF 시장을 놓칠 리 없었다. 2006년 한국거래소에 3개의 타이거 ETF 시리즈를 상장하며 시작된 미래에셋의 ETF 사업은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미래에셋은 시장대표 지수 일변도의 ETF 시장에서 섹터, 테마 등 다양한 ETF를 출시하며 ETF 다양성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ETF 사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다. 현재 미래에셋은 해외 ETF 시장에 진출한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지난 9월 말 기준 미래에셋은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홍콩, 호주, 미국, 콜롬비아 등 총 6개국에서 198개의 ETF를 공급하고 있다.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13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만 2조 원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ETF 시장 진출 초기인 2011년 말과 비교하면 운용자산과 상장 ETF 종목 수 모두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미래에셋의 글로벌 전략이 ETF 사업에서도 고스란히 성과로 입증된 것이다.






국내 운용사 최초 글로벌 ETF 시장 진출
미래에셋이 글로벌 ETF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무렵이다. 당시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ETF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었다. 물론 국내 ETF 시장에서의 성과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지난 2006년 ETF 사업을 시작한 미래에셋은 불과 4년 만에 운용 규모를 5,817억 원 수준까지 늘렸다. 후발주자임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수치였다. 국내 시장 안착에 집중할 법도 했지만, 미래에셋은 과감히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태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경영부문 사장은 말한다. “지난 5년간 한국 ETF 시장은 많은 발전과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래에셋에 합류한 2010년 당시 국내 ETF 시장은 초기 성장기 수준이었죠(이태용 사장은 지난 2010년 리딩투자증권에서 미래에셋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래에셋은 이미 2003년부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오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글로벌 전략은 ETF 사업에도 고스란히 적용됐어요. 제가 미래에셋에 합류하게 된 계기도 ‘해외에서 ETF 사업을 해보자’는 회사의 비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우선 미래에셋은 홍콩 시장을 주목했다.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불리는 홍콩 시장은 미래에셋 ETF 상품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손색이 없었다. 더구나 미래에셋은 이미 2003년부터 홍콩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었다. 해외 거래소에 직접 상장하기 위해서는 펀드를 설정·운용하는 현지법인이 필요하다. 모든 필요·충분조건이 맞아떨어진 홍콩은 미래에셋의 첫 번째 도전 국가로 손색이 없었다.

마침내 미래에셋은 2011년 1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미래에셋 타이거 KOSPI 200 ETF’를 홍콩증권거래소(SEHK)에 직접 상장하고 거래를 시작했다. 당시 박현주 회장은 직접 상장식에 참석해 “이번 홍콩 증시 상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에 직접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ETF 시리즈를 추가로 홍콩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홍콩 시장 진출로 글로벌 ETF 사업의 신호탄을 쏜 미래에셋은 조용히 또 다른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타깃은 바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북미 지역이었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북미는 전 세계 금융, 특히 ETF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다. 실제로 미국은 3,5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ETF 시장에서 무려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대한 규모만큼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래에셋은 홍콩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생각했다. 물론 국내에서는 잘나가는 자산운용사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당시 미래에셋의 글로벌 인지도로는 북미 시장에서 직접 승부를 펼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치열한 회의 끝에 미래에셋은 과감히 북미 지역 자산운용사 인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래에셋 홍보팀 관계자는 당시 결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사실 기업 인수합병은 산업계 전반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혹은 새로운 시장이나 지역,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의 하나니까요. 저희도 당연히 이러한 측면에서 인수합병을 고려하게 됐습니다. 물론 저희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기업이 아니다 보니 인수합병할 수 있는 기업도 꽤 제한적이었어요. 작지만 알찬 기업, 그리고 글로벌 ETF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수합병 전략 제대로 통했다
미래에셋은 북미 지역에서 ETF 사업을 하는 현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미래에셋은 홍콩 상장 이후 10개월 후인 2011년 11월 캐나다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 ETFs 매니지먼트’ 와 계열사인 호주 ETF 운용사 ‘베타셰어즈’를 인수했다. 당시 미래에셋의 결정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가장 궁금한 것은 ‘왜 하필 저 두 기업인가’ 하는 점이었다.

호라이즌의 경우 당시 캐나다 전체 ETF 시장에서 순자산 기준 3위 운용사였다. 캐나다 3대 운용사로 불리긴 했지만 1위인 아이셰어와 2위인 크래이모어 인베스트먼트와는 꽤 큰 격차를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결정에는 나름의 전략적 이유가 숨어 있었다. 이태용 사장은 말한다. “호라이즌은 뚜렷한 강점을 가진 운용사였습니다. 바로 상품의 다양성과 혁신성이었죠. 당시 호라이즌은 레버리지, 천연가스 ETF 등 혁신적인 상품을 캐나다 최초로 만든 운용사였습니다. 가장 많은 수(2011년 7월 당시 70개)의 ETF 상품을 보유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호라이즌의 가장 큰 매력은 은행 혹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독립운용사라는 점이었습니다. 호주의 베타셰어즈도 마찬가지였죠. 다양성과 혁신성을 갖춘 독립운용사인 두 곳을 인수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또한 캐나다와 호주는 미래에셋에게 매력적인 금융시장이었다. 2010년대 초반 캐나다와 호주의 ETF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미 선진금융 국가였던 캐나다의 ETF 시장은 연평균 25%씩 성장하고 있었고, 미성숙 단계였던 호주 시장은 급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이었다. 현지 대형은행, 운용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ETF 운용사들도 앞다퉈 캐나다, 호주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캐나다와 호주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인 만큼 현지 경영진들과 심도 있는 협업을 통해 균형 있는 성장을 이뤄가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미래에셋만의 독창적인 ETF 사업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용 사장의 말처럼 호라이즌과 베타셰어즈는 미래에셋에 합병된 이후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수 당시 약 2조5,000억 원 수준이었던 ETF 운용 규모는 현재 7조5,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미래에셋이 진출한 글로벌 ETF 시장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국가는 ‘콜롬비아’다. 미래에셋은 지난 2013년 5월 콜롬비아 주식시장에 ‘호라이즌 콜롬비아 셀렉트 ETF’를 상장하며 중남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중남미 지역과 연계된 ETF 상품은 꾸준히 나오고 있었지만, 현지 시장에서의 직접 상장은 국내 운용사 중 최초의 사례였다. 이태용 사장은 말한다. “2013년 5월 콜롬비아, 칠레, 페루의 주식시장이 통합한 ‘중남미통합시장(MILA)’이 출범했습니다. 이는 브라질 보베스파 증시에 이은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주식시장이었어요. 새롭게 출범하는 주식시장인 만큼 미래에셋에도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국내 운용사 최초로 콜롬비아 시장 진출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현재 콜롬비아는 약 900억 원의 운용 규모를 기록하는 알짜배기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ETF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태용 글로벌경영부문 사장.


현지법인 간 유기적인 소통 경영도 활발
해외 사업에는 다양한 돌발변수가 발생한다. 예상치 못한 시장 환경의 변화에는 적극적이면서도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모든 산업군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금융시장은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금융업계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ETF 사업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미래에셋이 글로벌 ETF 시장에서 거둬들인 성과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 상승이나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에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이 ETF가 추종하는 다양한 지수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내부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금값이 오르면 이는 중국뿐 아니라 중화권 국가 대부분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 미국 원유값이 하락하면 그 여파는 인근 국가까지 확산되죠. 이처럼 거대 금융시장의 추종지수 변화가 기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미래에셋은 발 빠르게 ETF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 노하우를 갖고 있는 미래에셋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 상승이나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에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이 ETF가 추종하는 다양한 지수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내부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금값이 오르면 이는 중국뿐 아니라 중화권 국가 대부분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 미국 원유값이 하락하면 그 여파는 인근 국가까지 확산되죠. 이처럼 거대 금융시장의 추종지수 변화가 기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미래에셋은 발 빠르게 ETF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 노하우를 갖고 있는 미래에셋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금투협 관계자의 말처럼 미래에셋은 해외 현지법인 간 유기적인 소통과 협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ETF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태용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벌 사업 수장으로서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소통과 공유’입니다. 미래에셋이 진출한 ETF 시장의 해외법인 경영진들은 매달 한 번씩 회의를 합니다. 각 법인이 맡고 있는 현지 시장의 정보 업데이트와 상품, 판매전략을 논의하고 이를 통해 상호 간 성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죠. 또한 각 법인별로 ‘글로벌 ETF 매니저’를 지정해 중요한 내부, 외부 정보 공유를 전담하는 임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주기적으로 6개 도시에서 순환근무를 하며 현지 경영진들이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현재 미래에셋은 5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거점으로 북미, 아시아, 중남미 지역의 다양한 국가로 ETF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진출 지역 가운데 유럽 시장이 빠져 있다. 유럽도 명실공히 글로벌 선진금융시장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태용 사장은 말한다. “사실 캐나다, 호주 운용사 인수 후 이를 미래에셋 글로벌 ETF 플랫폼에 안착시키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미국, 홍콩 ETF 사업의 성장전략 계획과 실행에도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죠. 그런 측면에서 아직은 유럽 시장 진출이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유럽 ETF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는 오래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은 아시아 자산운용사 최초로 중남미 통합시장(MILA)에 ETF를 상장했다.


박현주 회장, ‘불가능한 상상’을 현실로 이끈다
국내 운용사 중 미래에셋은 글로벌 ETF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체 글로벌 ETF 시장을 놓고 보면 미래에셋의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글로벌 시장 전체 ETF 순자산 규모는 2,871조 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의 순자산 규모는 글로벌 시장의 0.4% 수준인 11조 원에 불과했다.

물론 이제 글로벌 시장 진출 6년차인 미래에셋에게 당장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글로벌 ETF 운용사를 목표로 하는 미래에셋은 좀 더 큰 꿈을 꿀 필요가 있다. 박현주 회장이 종종 ‘불가능한 상상을 해야 그것이 현실이 된다’고 언급했던 것처럼 말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표 ETF 운용사라는 ‘불가능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미래에셋의 향후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이태용 사장은 말한다. “아시아 지역 운용사의 금융 선진국 진출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언어 및 소통의 장벽이 높을뿐더러 현지 업무 이해, 글로벌 협업 등 다양한 부분이 장벽으로 작용하죠. 이러한 장벽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력 시스템과 현지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여러 국가의 상황을 종합해 시너지를 도출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글로벌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매우 고무적인 상황임이 틀림없죠.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현지법인 임직원 모두 이러한 상황에 자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차별화된 상품 개발, 그리고 이를 활용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ETF 운용사로 성장할 것입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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