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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에 3조 베팅"…SK이노베이션의 승부수

김준 사장 'M&A 전담조직' 신설

NCC 설비·석유개발 기업 등 물색

재무구조 개선으로 실탄도 충분

최태원 회장 경영혁신 의지 담아





SK이노베이션이 올해 화학·석유개발·배터리 등의 사업에 최대 3조원을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김준 총괄사장 주재로 경영진 회의를 열어 2017년 투자 방침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총괄사장은 이 회의에서 “2017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단 없는 구조적 혁신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며 “우선 자신감 있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 2005년 옛 인천정유(현 SK인천석유화학)를 약 3조원에 인수한 이래 SK의 최대 규모 석유화학 분야 투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단계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3조원은 화학·석유개발을 위한 글로벌파트너링·인수합병(M&A), 배터리 등 정보전자 소재 설비 투자에 필요한 자금의 총합”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벽두부터 산업계를 울린 SK이노베이션의 투자 계획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한 영토확장 의지가 그 배경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지금이 전쟁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등 ‘독한’ 단어를 동원해가며 경영 혁신을 주문해왔다. 더구나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물갈이하는 대대적인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이 사냥감으로 물색하고 있는 매물로는 중국 최대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를 가진 상하이세코 등이 거론된다. 상하이세코는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브리티시페트폴리엄(BP)과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 상하이석화가 각각 5대3대2로 지분을 나눠 가진 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가치가 약 2조원을 넘는 BP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물론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등에 따라 한중 관계가 급랭했지만 최 회장은 “일시적 어려움은 있어도 투자 등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사업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US 인사이더(미국 진출 전략)’을 위해 미국 석유광구개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충남 서산에서 진행하고 있는 배터리 분리막 증설공사를 제외하면 올해 예정된 계속 투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1·4분기 중 M&A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시노펙과 합작해 세운 중한석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넥슬렌 합작사업을 잇는 신규 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도 탐색 중이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관련 투자도 서두르고 있다. 서산의 배터리 셀 생산기지는 1.1GWh급 규모를 갖췄으며 올 상반기 4호 라인 증설에 돌입하면 생산 규모는 1.9GWh로 불어난다. 이후 5·6호 라인도 추가해 총 3GWh(연간 전기차 12만대 규모)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공장도 오는 2018년까지 연간 3억2,000만㎡ 규모로 증설한다.

SK이노베이션은 과감한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임직원 1,20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고용 규모가 크지 않은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대졸 공채와 기술직 신입사원을 합쳐 130명 안팎을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일범·이종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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