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사진)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국내 투자자들의 ‘쏠림 투자’를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이 최근 공격적으로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 회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지금 자산 분배가 가장 중요하다”며 “수조원이라면 모를까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특정 상품에 너무 많은 돈이 몰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체 ELS 발행 잔액은 약 70조원에 달한다.
그는 자금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신성장 산업으로 흘러 성장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데 관련 투자가 너무 적어 국가 간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투자은행(IB)의 역할에도 방점을 찍었다. 그는 “유럽은 아직 부채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반면 미국은 블랙스톤·골드만삭스 같은 IB들이 있지 않느냐”며 “IB들이 투자해야 부채가 줄어들고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추진 중인 투자 전략이기도 하다. 미래에셋그룹은 성장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네이버와 총 1,000억원 규모의 매칭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바 있다.
박 회장은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 투자에 리스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투자도 많이 보고 있다”며 “조만간 여수 경도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복합리조트 단지인 여수경도 프로젝트는 10일 이내로 1조원을 투자하는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과감하게 IB 규제를 풀고 산업을 확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29일 합병을 완료하고 자기자본 6조6,000억원의 업계 1위 증권사로 발돋움했다. 커진 덩치를 활용해 글로벌 IB로 거듭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청사진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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