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을 제치고 수입 소고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13년 만인데, 2003년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수입이 전면금지됐던 것을 감안 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의 소고기 수입 총량도 역대 최대였다.
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냉장·냉동 합산)은 관세 납부를 마친 ‘통관’ 기준으로 1만 3,921톤으로 호주산(1만310톤)보다 3,611톤이나 많았다.
지난해 8월 통관 전 단계인 ‘검역’ 기준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호주산을 밀어내고 수입 1위를 차지한 적은 있지만 통관 기준으로도 미국산이 수입량 1위를 차지한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11월 소고기 수입량은 총 34만6,893톤으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자료가 제공된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미국산 소고기는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로 부동의 1위를 달렸다.
그러나 2003년 미국 내 광우병으로 한국내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호주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미국은 이후 광우병 재발생 사례가 없다며 한국에 수입 재개를 요구했고 수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2008년이 돼서야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수입이 재개된 이후에 미국산 소고기는 한동안 ‘위험하다’는 인식에 소비가 급격히 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수요가 늘면서 수입량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호주산 소고기는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공급량 자체가 줄었다. 게다가 한국 외에 중국·인도네시아·중동 등에서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늘리고 있어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결합되면서 미국산이 수입 소고기 시장의 ‘왕좌’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유통업체들은 달라지고 있는 소고기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호주산 소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현지 농장과의 사전 계약 물량을 전년 대비 10% 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미국산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현지 수출업자와의 사전 계약 물량을 20% 가량 늘릴 예정이다.
동시에 한우 소비 확대를 위한 대규모 한우 판매 촉진 행사를 격월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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