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희 전 장관은 차기 대권 주자들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해 “경륜에 허점은 잘 보이지 않는데 담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미지수”라며 “(대통령이 되려면) 담력을 보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23일을 단식했고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사형선고를 받으면서까지 정치를 한 사람”이라며 “그런 (위험과 위기를 극복해내는) 담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 맞지 않는다. 외교관만 한 사람”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10년간 남북관계에 점 하나 보태지 못했고 국민들의 고민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에서 (데뷔한 후) 한 번도 안타를 친 적이 없다”며 “주변에 (조언할) 참모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한다고는 하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경험 미숙”이라며 “밸런스도 잡혀 있지 않아 오래 못 간다”고 잘라 말했다.
여권 주자인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에 대해서는 “그나마 보수 쪽에서 진정성도 있고 (발전할 만한) 싹수는 보인다”면서 “다만 대북 문제는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남 전 장관은 역대 대통령, 특히 지난 1987년 민주화 항쟁으로 출범한 이른바 ‘87년 체제’ 이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평가했다.
그는 “박정희 정부는 군사독재이자 개발독재, 전두환 정부도 그 연속선상에 있었다”며 “노태우 정부는 여소야대 합당 속에 주도권이 없는 수동적 정부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YS 정부는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노태우 구속, 금융실명제 실시 등 반쯤 혁명적인 개혁을 시행했다”고 말했고 “김대중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제약 속에 남북한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었다”고 각각 평가했다. 노무현 정부는 진정성은 있었지만 경험 미숙으로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건설과 토목공사만 벌인 정부로 혹평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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