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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반도체·화학, 실적 장세 주도한다

■이번주부터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208개사 영업이익 추정치 36조

한달 전보다 1.69% 상향 '이례적'

작년 연간실적도 사상최대 예상

"전망치 오르는 업종중심 접근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라는 불확실성이 걷히며 국내 증시의 관심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4·4분기 실적발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4·4분기 실적이 분기별 최저점을 기록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실적 추정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이번 어닝시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어닝시즌의 주도 업종으로 에너지·반도체·화학·디스플레이 업종 등을 꼽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실적 기대감이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화학·건설·금융 등이 4·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이들 기업 실적 발표가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인 2,100선을 돌파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삼성전기(009150)·LG디스플레이(034220)·하나금융지주(086790)·LG이노텍(011070)을 시작으로 25일에는 현대차(005380)와 포스코·현대제철(004020)이 실적을 발표한다. 설날 연휴 전날인 오는 26일에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네이버·LG화학(051910)·기아차(000270)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는 이미 4·4분기 어닝 시즌에 돌입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08개 기업은 지난해 4·4분기 총 36조1,7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한 달 전보다 1.69% 증가한 수치다. 4·4분기에는 기업들이 각종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실적이 추정치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같은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배성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은 이익 전망치의 하향 압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며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해도 이익 수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약 23% 늘어난 26조9,779억원이다. 4·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상종목으로는 삼성중공업·LG디스플레이·SK하이닉스 등이 꼽힌다.

지난해 연간 실적도 사상 최고치 달성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57곳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43조6,785억원으로 집계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07조8,000억원이며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만 더해도 117조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고였던 지난 2015년의 120조1,000억원에 근접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사상 최고치 경신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적 전망치의 증가가 일부 업종에 한정된 점은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별 추정치 수를 단순 합산해 계산한 유가증권시장 이익수정비율은 실적 하향 추정치 수가 빠르게 늘면서 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실적 추정치의 정확도가 4·4분기에는 다소 떨어지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4·4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 평균 12% 낮게 집계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별 접근보다는 실적 전망치가 올라가는 업종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자동차 같은 수출주가 이익수정비율의 개선이 뚜렷하고 자본재 업종 역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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