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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가 현실로..."미사일 잡는 레이저포 5년내 실전배치"

1953년 시계로 고안됐다가 60년대부터 무기로 개발

군사력 증강 선언한 트럼프정부 등장으로 새삼 주목

美 2014년 함정에 시범 장착 "2021년에 초기운용"

中·日·러 등 한반도 주변 강국도 2025년 전력화 목표

한국은 아직 걸음마수준...전담 인력·예산 지원 필요

최초의 레이저인 ‘메이저’를 시험하고 있는 찰스 H. 타운스 박사




# 1953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찰스 타운스 교수는 동료 연구진과 극초단파를 내는 기기를 만든다. 명칭은 메이저(maser). 원래 용도는 초정밀 시계(원자시계 내 시간측정장치)나 우주통신장치였다. 이 장치는 이제 핵미사일을 막을 방패막으로 진화하고 있다. 바로 레이저(laser) 방어무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하면서 레이저 무기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적의 미사일을 격추하는 미사일방어체계(MD)의 개편을 주장해왔다. 이미 미국은 적의 미사일을 아군의 요격용 미사일로 막는 방식으로 MD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기존 체계만으로는 명중률을 장담하기 어렵고 발사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 이를 보완할 체계로 레이저가 거론되고 있다.

고체레이저 작동원리. 레이저빔의 재료에 빛이나 전기를 가하면 재료 내의 들뜬 원자가 앞쪽으로 빛을 낸다. 방출된 빛줄기들은 앞과 뒤의 거울에 무한에 가깝게 반사되며 증폭되는데 그중 일부가 앞면 반사거울을 투과해나가면서 레이저빔이 발사된다. /이미지출처=‘군사과학기술의 이해’ 서적


메이저는 1957년 타운스 교수가 또다시 광학메이저(optical maser)를 창안한 후 레이저로 개칭됐다. 1960년 미국의 시어도어 메이먼 박사가 최초로 레이저 기기를 대중 앞에서 시연한 후 에너지 무기 개발의 장이 열리게 됐다.

레이저 빛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선 원자에 빛의 알갱이인 광자를 충돌시킨다. 들떠 불안정해진 원자는 부딪힌 빛과 같은 파장의 빛을 내뿜는다. 방출되는 빛줄기들을 최대한 모아 증폭시킨 뒤 특정 표적을 향해 가늘게 집중시켜 쏘면 목표물을 태울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빔인 레이저가 된다. 빛줄기를 모아 증폭시키는 데는 주로 거울(고체레이저 기준)이 쓰인다. 빛이 방출되는 통로 앞과 뒷면에 거울을 배치해 앞에서 반사된 빔이 뒤에서 튕겨오고 이것이 다시 앞에서 재반사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때 전면 거울의 반사율을 낮추면 내부에서 증폭된 빛의 일부가 전면 거울을 투과해 발사된다.

레이저빔의 에너지 강도 및 효율, 사거리 등의 특성은 해당 빔이 어떤 매질을 통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레이저는 주로 기체(이산화탄소 등)를 매질로 하는 화학레이저였으나 이후 고체(루비 등), 반도체화합물(다이오드 등), 엔디야그(Nd:YAG), 광섬유, 액체 매질로 다양해졌다. 군 당국의 한 연구자는 “화학레이저는 레이저무기로서 효율이 10%수준이지만 고체는 15%, 광섬유는 30%”라며 “현재는 주로 광섬유레이저가 무기로 응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효율 40%이상의 레이저 개발이 모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이저 무기는 미사일의 연료통 부근 등 발화하기 쉽거나 구조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겨냥해 고출력의 빔을 쏘아서 폭파시킬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레이저 무기는 항공기나 인공위성·군함·지상발사기지 등에 장착하겠다는 게 미국 등 주요국의 구상이다. 이 중 지상발사기지 방식으로는 핵무기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요격이 쉽지 않다. 이 방식은 탄도탄이 낙하할 때 요격하는데 이 시점에는 이미 탄도탄이 음속의 최대 20배 이상으로 비행하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에 탑재해 쏘는 것도 레이저 무기의 엄청난 무게와 부피, 전력소모량 때문에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에어본레이저를 탑재한 미국의 ‘YAL-1’ 군용기. 머리의 벼슬처럼 생긴 곳에서 적외선 레이저가 발사돼 적의 탄도탄 거리 등을 측정하면 맨 앞의 둥그런 부리처럼 생긴 곳에서 고출력의 에너지빔이 나와 목표물을 파괴한다. /사진제공=미국 미사일방어청(MDA)




따라서 미국 등 주요국은 항공기에 탑재하거나 군함에 탑재하는 방식을 보다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항공기나 군함을 적 진영 근처까지 접근시켰다가 탄도미사일이 발사대에서 발진해 대기권 부근까지 상승하는 ‘추진 및 상승단계’에 레이저빔을 쏘는 방식이다. 미국은 항공기 탑재 방식을 공중발사레이저(에어본레이저·ABL)라고 명명해 2010년 시연에 성공했다. 여객기인 보잉747 항공기를 개조한 ‘YAL-1’ 군용기에 ABL이 실린다. YAL-1은 평소 약 10~20㎞의 고도로 정찰하다가 적의 탄도탄이 발사 시 내뿜는 고열을 탐지, 추적한 뒤 고출력의 레이저빔을 2~3초간 쪼여 폭발시킨다.

지난 2010년 11월 실시된 미국의 에어본레이저(ABL) 시험 성공 모습. 오른쪽의 항공기(작은 빨간 점)에서 발사된 레이저 빛줄기가 비행중인 목표물(왼쪽의 큰 빨간 점)을 맞춰 폭파시키고 있다. 아직 실전배치는 되지 않았다. /사진=유튜브 캡처


원래 레이저 무기의 유용성은 1기당 수백억원 이상 소모되는 요격용 미사일보다 낮은 발사비용에 있다. 발사비용은 1회당 1~20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작 YAL-1과 같은 대형 기체를 여러 대 제작하고 운용·유지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그나마도 YAL-1은 20여번 정도 레이저를 쏘면 빔 연료가 떨어져 재충전해야 한다. 또한 적진 근처까지 접근해야 하는 탓에 적의 방공망에 격추당하기 쉽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잉747 같은 대형기 대신 중형 군용기 AC-130US 건십이나 신형 무인기 ‘RQ-180(가칭)’에 싣는 방안도 미군 당국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군함배치용 레이저는 이보다 빨리 현실화해 트럼프 시대에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해군은 광섬유를 이용한 광섬유 고체레이저 등을 2014년 USS폰스함에 시범장착했는데 오는 2021년 무렵에는 초기운용능력을 확보하는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탄도탄보다는 주로 순항미사일 등으로부터 함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다 발전하면 탄도탄 요격 임무에 비중이 실릴 수도 있다.

미 해군이 전력화를 추진 중인 함정용 레이저무기체계(LaWS)의 모습/사진출처=국방기술품질원 보고서


물론 아직 기술적으로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레이저 무기는 대기의 물방울이나 먼지 등에 의해 쉽게 휘어지거나 흩어지는 빛의 특성으로 인해 정밀성과 위력이 반감되기 쉽다. 미사일을 폭파할 만큼 강력한 빔을 내려면 고출력의 전원이 필요하다. 그만큼 장비의 중량은 매우 무거워지고 부피도 커지게 된다. YAL-1에 탑재된 에어본레이저 장비도 크기가 어지간한 소형 트럭에 필적한다. 효과적인 사거리와 파괴력을 위해서는 최소 메가와트(㎿)급의 빔 출력을 내야 하는데 현재 시연에 성공한 것은 대부분 킬로와트(㎾)급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015년 낸 보고서를 통해 “고체 및 결합빔섬유 고출력 레이저 사업이 향후 10년 안에 전투무기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일본·러시아 등 우리나라 주변 강국들도 대체로 2025년을 목표로 레이저 방어무기체계의 전력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레이저와 같은 에너지 무기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뒤처져 있다. 이를 위한 전담 연구체계와 인력·예산 등이 필요하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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