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업들의 한국 시장 상장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해 한국 증시에 입성한 베트남 현지기업인 LS전선아시아(229640)와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의 흥행 성적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1위 침구업체 에버피아와 섬유의류업체 미래섬유 등 한상기업들이 국내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싱가포르 증시 상장을 준비했던 베트남 최대증권사 사이공증권(SSI)과 농업기업 호앙안지아라이그룹(HAG·Hoang Anh Gia Lai Group)도 한국 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상장에 노크하기 시작한 것은 한상기업들이다. 베트남 진출 1호 한국 기업인 에버피아는 이미 NH투자증권(005940)과 상장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으로 처음 베트남 증시에 상장한 미래섬유도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다. 한상기업들의 한국 증시 상장에 자극을 받아 순수 베트남 기업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홍콩보다는 베트남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는 이들 기업이 국내에 상장할 경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 대표기업들의 상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상장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거래소 관계자는 “베트남기업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요구하거나 수수료 책정 등에서 눈높이가 높다”며 “국내 IB들이 상장주관을 맡는 데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해외 기업이 국내 상장에 부담을 갖는다는 점에서 우선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을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상장시키는 방안을 지난 2012년 도입해 지난해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상장했다. 또 거래소는 베트남을 코스닥 2차상장(해외 증시에 상장된 법인이 국내 예탁증서 발행을 통해 한국에 상장하는 것) 적격 국가에 포함되도록 제도의 문턱을 낮췄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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