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진단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는 진단기기의 국산화까지 이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달 24일 경기 용인 녹십자(006280)지놈 본사에서 만난 양송현(사진) 대표이사는 “지금은 유전자 검사·진단 분야에 주력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혁신적인 진단치료법(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유전자 분석진단 기업들은 해외에서 개발된 진단기기 등을 사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전자 진단과 관련된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 한국 유전체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제약사인 녹십자의 자회사인 녹십자지놈은 지난 2013년 8월 설립된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이다. 산전검사를 비롯해 암 유전자 진단, 희귀질환을 선별해내는 DES(진단용 엑솜 시퀀싱) 검사, 개인별 약물반응 예측 등 두세 달에 하나꼴로 새로운 진단 상품을 출시하며 국내 유전자 분석·진단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가는 중이다.
양 대표는 “50년 가까이 국내 생명공학 분야를 선도해온 녹십자의 축적된 노하우와 풍부한 전문 연구인력이 회사가 빠르게 자리 잡게 된 힘”이라고 했다. 양 대표는 독일 뮌헨대 의과대학 유전대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2003년부터 의료법인 녹십자의료재단에서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다 2015년 9월부터 녹십자지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양 대표가 바라보는 회사의 미래는 밝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7월 유전자 분석 상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데 이어 올해 초부터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를 의료용 진단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적 움직임 등이 긍정적이다. 양 대표는 “DES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희귀질환 환우로 등록할 경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DES는 검사 과정 중 유전성 암이나 심장질환 등 부수적 유전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DES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를 이용해 인간의 4,813개 임상 증상과 관련 있는 유전자 약 6만2,000개의 엑솜을 한꺼번에 분석해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검사로 녹십자지놈이 2014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오는 2020년에는 주식 시장 상장도 계획 중이다. 양 대표는 “트렌드 팔로어(후발 추격자)가 아닌 마킷 크리에이터(시장 창출자)가 되고자 한다”며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주식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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