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LC’와 중형 세단 ‘C클래스’ 일부 모델의 출고가 잠정 중단됐다. 인터쿨러 부품의 설계 변경에 정부 승인이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벤츠 코리아는 주요 모델 부재에도 수입차 업계 최초로 월 7,000대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1월 국내 판매 순위 5위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 코리아는 지난 19일부터 C클래스 일부 모델과 GLC 출고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인터쿨러의 냉각수 연결부 상단 접합부에 미세한 조정이 있다는 사실을 고지 받아 정부 승인이 필요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며 “관련 부처인 환경부와 협의해 내용을 확인한 뒤 다시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다만 구체적인 판매 재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벤츠 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부품 개선 작업은 유럽 시장에서는 정부 인증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벤츠 코리아는 국내에서 혹시나 모를 문제를 막기 위해 판매를 중단했다. 한국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만큼 국내법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벤츠 코리아가 지난해 S클래스 변속기 미인증 판매 경험을 비롯해 최근 환경부 등 정부 기관이 자동차 업체들의 인증 서류나 관련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분위기를 반영한 조치로 분석했다.
인기차종인 C클래스 일부 모델과 GLC를 2주 가까이 판매하지 않았음에도 벤츠 코리아의 1월 판매량은 7,000대에 육박하며 역대 수입차 월 최다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월 6,400대를 판매하며 6,000대 벽을 넘긴 바 있다.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국내 업체인 쌍용차(7,015대)의 5위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내 판매 4위인 르노삼성(7,440대)과의 판매대수 차이도 300여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이 국산차 판매량을 넘어선 적이 없는데다 벤츠 평균 판매가격이 7,000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벤츠 코리아의 정확한 판매량은 6일 한국수입차협회가 발표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시장이 과점 체제에서 다변화 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향후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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