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펄프 생산 공장 신설로 인해 펄프 가격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제지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올 상반기에 대규모 펄프 생산 공장이 본격 가동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펄프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있는 APP(Asia Pulp & Paper Group)사는 올 상반기에 연산 280만톤 규모의 대형 펄프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미 브라질에서 최근 3~4년 동안 펄프 생산 설비 확충으로 연간 500여만톤 규모의 펄프가 생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펄프 생산 공장 가동은 전 세계 펄프 가격의 하락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제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지업계가 소화하는 연간 펄프소비량은 종이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62만톤 수준에서 48만톤대로 줄어들었다”며 “280만톤 규모의 신규 펄프 공장 가동은 한국이 연간 소화하는 펄프 소비량의 5배에 달하는 만큼 전 세계 펄프 시장과 가격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제지공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펄프 소비량은 지난 2014년 62만1,443톤에서 2015년 48만톤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펄프 가격 역시 꾸준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톤당 800달러를 웃돌던 펄프 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630달러까지 떨어졌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톤당 550달러까지 하락한 뒤 지난해 말 톤당 590달러까지 반등했다.
펄프 가격 하락 전망으로 국내 제지업계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한솔제지의 경우 제지 생산의 원재료인 펄프가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펄프 가격이 하락할수록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제지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펄프 가격 내림세가 이어져 국내 대형 제지업체의 영업이익이 2015년 대비 늘어났을 것”이라며 “올해에도 APP 사의 신규 공장 가동으로 펄프 가격 내림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제지업계 전체가 수익성 개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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