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인근 속초항에 10만톤급 대형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시설이 만들어진다. 중국인 관광객(유커)를 중심으로 200만명에 육박한 크루즈 관광객이 전국 각지를 여행할 수 있도록 주요 항구에 전용 부두도 설치한다.
6일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크루즈산업 육성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해수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항만에 입항한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 수는 약 195만이다. 이들이 쓰고 간 돈만 약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항지에서 외국 크루즈 관광객 1인당 886달러(약 102만원)를 지출했는데 이를 195만명에 대입해 나온 결과다.
크루즈를 이용해 여행하는 유커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맞춰 일본은 크루즈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2020년까지 관광객 5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항만 시설 정비 등에 나섰고 중국도 내년까지 상하이 오송구 터미널을 2선석에서 4선석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크루즈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을 달성하고 내년까지 크루즈선 1,300회 입항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크루즈 입항 유치를 위한 관련 부처·기관 합동 마케팅 행사인 ‘포트 세일즈’(Port Sales)를 미국 마이애미와 중국 상하이·베이징·텐진, 일본 도쿄 등 주요 거점에서 3월부터 총 7회에 걸쳐 진행할 방침이다. 최근 ‘한·중·일’ 항로를 이용하는 크루즈 관광객이 증가하는 데 맞춰 2020년까지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갖췄거나 해양레저 활동이 가능한 신규 기항지 3개소를 발굴하는 연구용역도 시행한다.
국내 주요 항만인 제주와 부산·여수·속초 등은 운영 중인 크루즈 선석(접안시설)이 6개에서 11개로 확대된다. 강정항에 2개, 부산항 1개, 인천항 1개, 속초항 1개 등 총 5개 선석이 새로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속초항에 10만톤급 대형 크루즈 선박의 입항이 가능하도록 관련 기관과 안전점검·시설보강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속초항과 강정항, 인천남항에 짓고 있는 여객터미널 3개소를 하반기까지 완공하고 크루즈 선박에 특화된 전용 부두를 주요 기항지에 설치하는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나가기로 했다.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이용한 수출 확대도 나선다. 크루즈 선박에서 사용한 식자재, 객실용품, 선내 면세품 등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총 103억원 규모의 수출 효과가 발생했다. 해수부는 올해 국내 업체·단체와 외국 크루즈선사 구매 담당자 간 간담회를 주선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련 물품 수출액을 15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제주항에는 안정적인 물품 공급을 위해 2019년까지 ‘크루즈 선용품 공급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크루즈 산업 전문인력도 양성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크루즈 승무원 양성 규모를 지난해 121명에서 올해 200명으로 확대하고 올해 8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크루즈포럼을 아시아 대표 포럼으로 육성할 방침이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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