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물가상승률이 5%, 청년 실업률은 20%대로 공식 지표보다 2배 이상 높다는 통계청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8일 유경준 통계청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격이 오른 품목의 가중치를 2.5배로 늘린 결과 지난 1월 물가상승률이 5.1%(전년 대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식 물가상승률(2.0%)의 2.5배가 넘는다. 통계청은 소비자가 가격이 오른 품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점을 감안해 값이 상승한 물건들의 가중치를 확대했다. 가중치를 1.5배로 늘리자 3.1%, 2배 확대한 결과 4.1%를 나타냈다.
가중치 2.5배를 적용한 체감 물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2011년 10.1%, 2012년 7.5% 등 고공행진을 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대를 기록하다 올해 1월 5%대로 껑충 뛰었다.
통계청은 체감 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추려낸 ‘생활물가지수’를 보조지표로 1998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가중치를 조정한 체감 물가 지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청장은 “독일에서도 가격이 오른 품목에 가중치를 확대한 체감물가지수를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도 여론을 수렴해 매월 보조지표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체감하는 청년(15~29세)실업률도 22%로 제시했다. 공식 지표(9.8%)보다 2배 이상 높다. 실업자 수는 체감 기준으로 110만3,000명으로 공식(43만5,000명)보다 2.5배 많았다. 체감 지표는 공식 실업자와 취업 상태지만 한 주에 일하는 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는 ‘잠재경제활동인구’ 등을 합해서 구한다. 통계청은 이를 ‘고용보조지표3’로 매달 발표하는데 청년층만 뗀 것은 표본 오차 등을 이유로 공표하지 않았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8월 고용보조지표3에다 비자발적 비정규직, 그냥 쉬고 있는 청년까지 합쳐 체감 청년실업률이 34.2%(2015년 8월 기준)로 공식 청년실업률(8%)의 4배가 넘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통계청은 당시 “비자발적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며 자발적으로 쉬고 있는 청년들을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