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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특명 "세계 全도로서 통하는 자율주행 플랫폼 만들라"

현대차, 자율주행기술 개발 전담 센터 신설

센터장에 GM 출신 이진우 박사 영입

글로벌 표준 자율주행차 기술 선봬

상용화 시기 2020년서 앞당길 것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2017’ 현대자동차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달리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멈춰 서자 차에서 내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무대 왼편에서 걸어 들어왔다. 정 부회장은 이날 직접 아이오닉 일렉트릭(EV)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약 8㎞ 구간의 시내를 손을 놓고 달렸다. 정 부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초연결성을 지닌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삶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두고 자율주행차로 대변되는 미래 차산업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개발과 시장 선점을 위해 또 한번의 혁신에 나선다.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목표는 2020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고도자율주행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선보인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넘어 목적지 도착 후 주차까지 ‘도어 투 도어’가 가능한 5단계 완전자율주행 단계로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연구개발본부 내 자율주행 개발 조직과 인력을 하나로 통합·확대한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센터장으로 미국 GM 자율주행기술 개발 부문 연구위원을 지낸 이진우(47) 박사를 영입했다고 13일 밝혔다.

약 200명으로 구성된 지능형안전기술센터는 기존 첨단안전기술 담당 조직과 자율주행 선행연구 조직을 통합해 관련 기술의 개발체계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기초 선행기술 개발에서부터 시험·평가는 물론 양산차 적용까지 모든 과정의 연구를 망라한다. 현재 양산 중인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방지장치, 고속도로주행지원 시스템 등 첨단운전자보조기술(ADAS) 고도화와 함께 상용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 핵심기술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전 세계 어느 도로에서 적용이 가능한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도 추진하는 등 미래 자율주행차 개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이진우 현대기아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


센터장으로 영입된 이 상무는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가다. 2001년부터 미국 코넬대에서 자율주행과 로봇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06년 이후에는 GM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담당하는 등 15년 이상 핵심 역량을 축적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6일 정기임원 인사에서 자율주행과 관련한 선행기술 개발을 담당해온 장웅준(37) 현대·기아차 ADAS개발실장을 이사대우로 승진시키는 등 미래차 기술 개발을 위해 우수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관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는 2014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까지 1,2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2년 만인 지난해 2,100만대로 높였다. 2025년까지 60만대 수준으로 커진 뒤 이후 10년간 매년 43%씩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차 개발도 속도전을 방불케 한다. 2010년 처음으로 ‘투싼ix’ 자율주행차 데모카를 내놓은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2015년 제네시스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서울 도심 주행에 나서면서 관련 연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내와 미국에서 자율주행 시험 운행 허가를 잇따라 취득하는가 하면 지난달 열린 CES에서 아이오닉 EV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라스베이거스 도심 주야간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차 개발은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CES에서 첫 기조연설을 했던 정 부회장은 같은 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도 참석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차 비전과 전망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스마트카 개발에 약 2조원을 쏟아붓는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고도자율주행 상용화에 성공하고 2030년에는 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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