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4일 지난달 수입물가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10월(14.5%) 이후 높은 증가율이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0월 0.6% 하락했다가 11월 2.6% 반등한 후 12월(9.2%)과 1월(13.2%) 매월 뛰고 있다.
수입물가가 뛴 가장 큰 원인은 유가 상승이다. 지난해 1월 월평균 배럴당 26.86달러이던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1월에는 배럴당 53.71달러 뛰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물가(가중치 1,000) 가운데 비중(224.6)이22%에 달하는 광산품의 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58.8% 올랐다. 이 가운데 거의 전체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석탄과 원유, 천연가스의 수입물가가 61.9% 상승했다. 여기에 원유 등을 기초로 만드는 화학제품(가중치 117.8)의 수입물가도 전년 대비 7.1%, 제1차금속제품(94.7)도 13.3% 물가가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림수산품(가중치 38.5)의 수입물가 증가폭도 가팔라지고 있다. 농림수산품 수입물가는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1.9%, 11월 5.8%, 12월 7.0%, 지난달은 7.2% 증가했다. 특히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이 뛰고 있는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달 수입물가가 32.1% 상승했다.
국내에 더해 수입물가까지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1월 물가지수에 따르면 달걀(61.9%)과 배추(78.8%), 무(113.8%), 휘발유(8.9%) 등 주요 품목들의 물가는 연일 뛰는 상황. 이 때문에 물가상승이 소비를 줄여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유가상승 등으로 국내 경제가 ‘저성장-고물가’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스테크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는 2014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3.9%를 보인 이후 주요 성장 동력이던 수출 부진 등으로 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4·4분기에는 2.3%까지 낮아졌다. 올해도 수출과 내수가 큰 폭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이런 저성장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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