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성장판이 너무 일찍 닫힌 ‘성장판 조기 폐쇄(Premature Closure of Growth Plate)’ 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년째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대, 연 2%대 성장, 세계 경제 2% 선 돌파 실패에 갇혀있는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역동 경제와 공동체 성장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보’와 ‘성장판 회복을 통한 중성장 경로 복귀’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대연은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연구총서를 발간하는데 이날 발표된 보고서가 그 시작이다.
현대연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 약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추세라면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연평균 4.7%에서 2016∼2020년에는 연 2.7%로 급락할 것이 현대연의 전망이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1%대의 성장률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저성장이 고착되면서 가계들은 구매력이 줄어 평균소비성향이 위축되고 취업 포기자 급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기업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현실에서 나왔다. 또 투자를 꺼리는 기업들의 저축은 늘어나고 있고 창업률은 줄어들며 기존의 산업 구조가 고착화 돼 전체 기업의 활력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방향성을 상실한 것도 우리 경제의 성장판이 닫힌 원인이다. 현대연은 한국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성장잠재력 확대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시급히 높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회 내 불평등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성장보다는 복지에 치우치는 자원 배분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연은 “복지가 뒷받침되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저성장 함정 극복이 시급하기 때문에 성장과 복지의 선후관계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도 성장률을 제약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의 재정위기나 중국 리스크 등 경제 충격이 계속되면서 세계 및 한국경제의 안정성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구매력이 있는 가계와 기업이 지출을 줄이고 저축과 자산투자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연은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한국경제가 중성장 경로로 복귀해 △잠재성장률 3% 달성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대 진입 △세계 경제 비중 3% 돌파라는 ‘3-3-3’ 달성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3-3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동적 성장잠재력의 복원과 한국형 경제발전전략의 구축, 안정적 경제성장경로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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