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조차 주목하는 기술이 바로 메타물질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야 합니다.”
박남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만능형 메타물질에 국내 연구진은 물론 민간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응용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물질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는 메타물질은 투명망토 기능은 물론 무선통신·방파제·태양전지·슈퍼렌즈 등으로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지난 1월 정부 주관으로 기술설명회가 열려 수십 곳의 기업체가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부쩍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연구자나 민간기업이 아직은 많지 않다.
박 교수는 “201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 메타물질 연구자가 많지 않아 아이디어를 교환하거나 경험을 나눌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만능형 메타물질이 개발된 후에야 10년 전 외국에서 관련 기술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것을 알 정도로 관련 기술에 무지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7~8년 앞서 메타물질에 관심을 쏟았다.
게이츠는 메타물질 기술을 적용한 소형 안테나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키메타(Kymeta)’에 직접 투자했다. 키메타는 게이츠를 포함해 여러 투자자로부터 1억2,000만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전파 간섭을 막는 메타물질을 기반으로 시간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안테나를 개발하고 있다. 이동 차량이나 선박·비행기 등에 이 안테나를 설치하면 승객들은 끊김 없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삼성 등 다국적기업에 소송을 걸어 특허료를 챙기는 글로벌 특허괴물 ‘인텔렉추얼벤처스’가 전 세계 메타물질 특허의 60%를 확보하고 있을 정도라 하니 그 시장성과 성장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메타물질에 박 교수가 이처럼 각별한 애정을 갖는 것은 원천기술을 상용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1980년대 말부터 10년 이상 광통신 분야 핵심 기술인 광섬유 증폭기 연구에 매달렸다.
그는 “광섬유 증폭기 연구를 통해 원천기술이 상용화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행운을 누렸다”며 “메타물질 역시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히 연구에 집중하면 중장기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연구 분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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