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다섯 번째 해외 생산기지가 될 인도공장 부지 선정이 2·4분기 중으로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멕시코 공장 조기 안정화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 높아지면서 부지 선정이 늦어졌으나 인도 시장 진출 계획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공장 부지로 안드라프라데시주가 유력했으나 복수의 후보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개막한 제87회 제네바 모터쇼 현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해 고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내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에 대응하느라 인도공장 부지 선정이 다소 늦어졌다”면서 “인도 진출 일정상 더 미룰 수 없어 2·4분기 내로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장이 들어설 부지에 대해 이 부회장은 두 곳을 놓고 막판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 현지에서는 남동부 연안의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아난타푸르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지만 서부 지역의 구자라트주나 마하라슈트라주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역을 밝히기 어렵지만 타밀나두주는 아니다”라며 “2·4분기 중에는 확정하도록 막판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 기조와 관련, 이 부회장은 북미자유무역협상(NAFTA) 재협상보다는 국경조정세(BAT)가 더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200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3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최소 15% 이상의 국경세가 도입되면 멕시코만이 아니라 제품 생산국의 경계가 없어져 한국산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신형 모닝(현지명 피칸토)’과 ‘스팅어’를 유럽에 처음 소개한 기아차는 연간 50만대 판매에 도전한다. 그는 “모닝과 스팅어에 이어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하반기에 나오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유럽에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제네바=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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