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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위축에 돌지 않는 돈...5만원권 환수액 사상최대

지난달 시중에서 유통되다 환수된 5만원권이 2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명절 전후로 풀린 5만원권이 많이 돌아온 영향인데 어찌 됐든 돈이 돌지 않고 은행 예금을 통해 환수된 것이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단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1815A04 월별 5만원권 환수액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5만원권 환수액은 2조4,004억원으로 전월(6,394억원)에 비해 1조7,610억원 늘었다. 월별 기준으로 5만원권 환수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5만원권이 발행된 후 최초다.

5만원권 환수액이 늘어난 것은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발행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5만원권 발행액은 1월 4조8,363억원으로 전월(2조809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많이 발행된 5만원권이 이달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면서 환수액이 2조원을 넘은 셈이다. 1월 5만원권 발행이 확대된 영향으로 지난달 5만원권 발행은 7,517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도 319%까지 뛰었다. 1장 풀릴 때 3장이 돌아온 셈이다.

다만 설 명절만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돌아온 5만원권 환수액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2016년에는 설 명절이 있던 2월과 다음달인 3월의 5만원권 환수액이 각각 1조1,923억원, 1조4,316억원이었다. 올해 2월 환수액은 지난해의 두 배인 2조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5만원권이 환수되려면 시중에 유통되던 5만원권이 은행으로 돌아와야 하고 다시 이 돈이 한국은행으로 와야 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5만원권 환수액은 시중에서 5만원권 유통이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뛰는 물가와 경기 부진으로 국민들이 소비를 줄이는 대신 저축을 늘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후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개월 연속 기준점인 100을 밑돌고 있다. 이 기간 가계가 예금은행에 저축한 돈은 570조4,548억원(지난해 11월)에서 580조7,161조원(올 1월)으로 10조2,613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5만원권 발행액이 늘었기 때문에 명절 이후 예금 등을 통해 환수액이 늘었다”면서 “소비 위축에 따른 것인지는 앞으로 환수액 증가세가 더 이어지는지 분석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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