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체가 주도하는 프로야구 모바일 중계 서비스에 이동통신 사업자인 LG유플러스(032640)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른바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인 황교자 LG유플러스 미디어플랫폼서비스사업부 차장과 LG트윈스 ‘광팬’ 오경하 사원, 야구 코치 교육까지 경험한 조은혜 사원 등 여성 기획자 3명이 전면에 나서 ‘프로야구 앱’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앱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묻자 황 차장은 이렇게 답했다.
“사실 단순히 중계 서비스만 하려고 만든 앱은 아니에요. 일단 영상 중계와 경기 기록을 쉽게 볼 수 있는 기능부터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사용자가 직접 야구장에 갔을 때도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죠. 앱을 이용해 현장에서 음식을 주문한다거나 쉽게 야구장 내 화장실·좌석 등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 도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앱으로 ‘똑똑한 야구장’을 만드는 데 기여할 거예요.”
최근 LG유플러스 용산 본사에서 만난 여성 기획자 3인방은 프로야구 앱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프로야구 앱 기획·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한 뒤 ‘야구 열공(열심히 공부)’을 위해 허구연 MBC 해설위원, 임용수 스카이스포츠 캐스터 등 중계 전문가와 한국야구위원회(KBO) 10개 구단 관계자를 일일이 찾아갔다. 고객 500명을 선정해 심도 있는 설문·면접 조사도 진행했다. 프로야구 팬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기 위해 외부 의견부터 들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빠르고 간편한 앱’을 만들자는 것이다. 황 차장은 “경기를 가까이서 느끼고 싶고 놓친 장면을 즉시 확인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서 프로야구 앱에 ‘1순위’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간편한 프로야구 앱의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도 외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물이다.
프로야구 앱의 가장 큰 강점은 포털업체 등의 중계 서비스와 달리 광고가 없다는 점이다. 즉 아무리 많은 사용자가 앱을 사용해도 별도의 수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도 현재의 방침을 끝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황 차장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가입자를 확보한 뒤 수익원 발굴에 나선 것처럼 일단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앱은 지난달 29일 공개돼 우선 LG유플러스 가입자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출시 사흘 만에 다운로드 10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앱 사용 추이를 보고 다른 이동통신사 고객에까지 서비스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