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으로 상장지수펀드(ETF)도 온라인 펀드마켓에서 매매가 허용된다. ETF 운용사들은 “거래 채널이 늘어 반갑다”는 입장이지만 수수료 수입을 뺏기는 증권사들은 못마땅한 반응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펀드마켓인 ‘펀드슈퍼마켓’은 SK증권을 통한 ETF 거래 서비스를 상반기 내로 선보일 예정이다.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와 SK증권이 지난해 모바일 투자 플랫폼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반 년여 만에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펀드슈퍼마켓 가입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일반 펀드와 ETF의 거래 현황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
펀드슈퍼마켓은 시중에 출시된 대부분의 펀드에 가입할 수 있으면서도 수수료가 저렴한 온라인 펀드 플랫폼이다. 하지만 그동안 일반 펀드가 아닌 ETF는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만 거래가 가능했다. ETF 거래가 이뤄지려면 주식 매매 시스템을 통째로 구축하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펀드온라인코리아는 SK증권과의 제휴로 부담을 줄이면서도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안을 택했다. 다만 SK증권의 매매 시스템을 빌리기 때문에 SK증권 계좌를 만들고 HTS 또는 MTS를 설치해야 한다.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패시브 투자(수동적으로 지수를 따르는 방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펀드슈퍼마켓에서도 국내 상장된 모든 ETF를 사고팔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 ETF 거래 기능 추가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펀드슈퍼마켓을 통한 ETF 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삼성자산운용 등 ETF 운용사들은 ETF 거래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반기고 있다. 점점 증가하는 온라인·모바일 매매 수요를 아우를 수 있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ETF 매매수수료 수입을 빼앗길 수도 있는 증권사들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F 매매수수료 자체가 0.03% 수준으로 낮아 당장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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