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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살아난다...다시 달리는 현대·기아차

브림스 4개국 판매 전년比 9% 증가

러시아서 18개월만에 월 판매량 상승

인도·멕시코도 판매 증가세 이어가

미국·중국 판매 부진속 활로될 지 주목

현대자동차 ‘크레타’




현대·기아자동차가 신흥 시장인 브림스(BRIMs) 4개국에서 선전하면서 ‘G2(미국·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판매량이 워낙 많이 줄어 실적 개선에 제동이 걸렸지만 신흥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11일 각국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4분기에 브림스 4개국에서 총 27만54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브림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멕시코 등 4개국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 국가의 내수 시장 규모는 연간 150만~300만대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3년 간 브림스 시장 판매량이 100만대 초반 수준에서 횡보했다. 인도와 멕시코 판매가 꾸준히 늘었으나 저유가로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진 러시아와 브라질 시장에서 역신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 판매도 서서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에 러시아 시장에서 각각 1만4,219대, 1만4,61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9%, 18% 급증했다. 양사를 합친 판매량은 총 2만8,8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3,343대)에 비해 23.5%나 늘었다. 특히 양사를 합친 월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2015년 9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3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현대·기아차의 1·4분기 판매량도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양사는 올 1·4분기에 러시아에서 총 6만7,614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 양사를 합쳐 1·4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4분기 이후 3년만이다. 지난해 8월 투입된 현대차 ‘크레타’와 기아차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가 잘 팔린 효과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도 올 1·4분기에 12만9,101대를 팔아 전년 대비 7.6% 늘었다. 인도 시장은 같은 기간 79만2,357대가 팔려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현지 공장이 없는 기아차 판매량이 전무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기아차가 지난해부터 공장을 가동 중인 멕시코 시장에서도 판매 증가세가 가파르다. 기아차는 올 1·4분기에 1만9,009대를 팔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현대차도 34% 증가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양사의 멕시코 연간 판매량이 올해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브림스 4개국 중 유일하게 브라질만 판매량이 줄었다. 1·4분기에 4만4,727대를 팔아 전년 대비 8% 감소했으나 브라질 자동차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 달 브라질 자동차 판매량은 18만9,149대로 집계돼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 신흥시장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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