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삶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노화는 축복이다. 많은 이들이 노화를 막기 위해 갖가지 시술을 하는 상황에서도 유효한 말이다. 대선주자의 얼굴에는 어떤 세월이 묻어나 있을까. 서울경제썸은 지난 2007년부터 10년간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의 대선주자 안철수 대표의 얼굴을 영사기 돌리듯 비교해봤다.
2007년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어깨너머에 조그맣게 얼굴이 찍힐 정도였다. 희끗한 머리에 꾸미지 않은 수수한 모습과 무채색 계열의 정장으로 한결같은 차림이었다. 2012년 18대 대선 후보 시절 당시 다른 후보들이 이미지 메이킹에 신경 쓸 때도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고수했다. 가꾸지 않은 자연적 노화는 2014년 절정에 달한다.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 유족인 유민 아빠를 구하기 위해 열흘간 단식투쟁을 했을 때 얼굴을 덥수룩하게 덮은 수염에 비쩍 말라 턱선이 생긴 얼굴이 눈에 띈다.
퇴적된 지층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세월이 드러나는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유학시절이었던 2007년 그는 학자의 풍모를 풍기는 비단결 머리와 하얀 얼굴, 비교적 얇은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2011년부터 급격하게 인상이 강해지고 2014년을 기점으로 현재의 안 후보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과감히 탁한 중저음을 구사하며 목소리까지 바꿔 변화 끝판왕의 모습을 보여준다.
10년간 그들의 얼굴을 따라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10년 후도 머릿속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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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하는 10년, 대선주자 얼굴은?-'문재인 vs 안철수' 편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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