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랜드 그룹 계열사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신용등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유동성 위험을 지적하며 앞다퉈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0일 이랜드그룹에 대해 “수익성 부진과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유동성 위험이 커졌다”며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워치리스트)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랜드 그룹 계열사의 등급 강등 가능성이 커진 데는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 연기가 영향을 미쳤다. 류승협·박춘성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핵심 자구 계획인 이랜드리테일 IPO가 연기되고 추진 중인 프리 IPO와 사업부 매각은 성사시기·금액·조건 등 최종 결과에 따라 가변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류 실장은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 매각이 완료된 후에도 수익성이 하락하고 회사채 등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사업 구조조정에 불확실성이 상당하고 중국 패션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데다 현금창출력과 수익성이 비교적 양호한 사업부 매각 시 수익창출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룹의 수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신인도의 하향 조정 압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신평 측은 “부동산과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임박한 유동성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사업 구조조정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 패션사업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다”며 “그룹의 수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랜드그룹 신인도의 하향압력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이랜드리테일이 제시한 자료에 따라 프리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그룹 간 결속력이 완화하면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 그룹 계열사는 최근 이랜드리테일 IPO 연기 등 유사한 이유로 신용평가사로부터 연이어 등급 강등 압박을 받고 있다. 이미 이달 초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 IPO가 애초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이랜드월드의 별도기준 유동성 대응력이 좋아졌겠지만 바뀐 계획으로는 단기 유동성 확충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랜드월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이랜드파크의 기업신용등급도 ‘BBB-’에서 ‘BB+’로 낮췄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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