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6년 만에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올해 박스권 상단이 연초 제시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4분기 기업이 기대치 이상의 성적표를 내면서 증시 호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연초 제시한 밴드 상단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올해 코스피가 2,35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그 이상도 충분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기업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지고 있고 수출증가 등 호재가 많다”며 “1·4분기 기업 실적이 이미 최고 수준에 이른데다 글로벌 경기회복도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연초 제시한 2,350을 넘어선 2,400까지 코스피 밴드 상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1·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웃돌았고 국내 기업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기가 좋았다”며 지수 상승의 원인을 설명했다.
금융정보회사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01개사의 1·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32조2,937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29조3,735억원보다 9.9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예상치보다 실적이 10% 이상 늘어난 기업도 36곳에 달했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175% 늘어난 314억원을 기록했고 두산엔진도 증권사 전망보다 86.72% 늘어난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또 신한금융그룹·우리은행·KB금융그룹 등 은행들도 어닝서프라이즈 대열에 동참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증가률이 1·4분기 29.6%를 기록한 후 2·4분기 21%로 다소 둔화되겠지만 3·4분기 다시 39.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주로 대형주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소형주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업종 내 대장주에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날도 삼성전자는 주가가 1.38% 상승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해 300만원까지 제시하며 눈높이를 높이는 추세다. 조 센터장은 “침체기에 있던 시장이 좋아질 때는 항상 대장주를 중심으로 변화가 시작된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051910)·현대중공업(009540) 등 각 업종 내 대장주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지수는 하반기까지 상승하다 오는 10월께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질 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이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두 차례 진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국내에서도 지금까지의 금융완화 정책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며 “10월부터는 상승세가 완화하고 다시 관망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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