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의 합병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통합 법인 출범 후 다소 주춤했던 미래에셋대우의 주가는 어느새 9,000원대를 회복했다. 합병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의 영향으로 올해 인상 깊은 실적을 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지만 미래에셋대우는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앞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다.
자신감의 원천은 든든한 고객 수다. 미래에셋대우의 자산관리(WM) 고객 수는 기존 미래에셋증권 102만명, 미래에셋대우증권 179만명을 합친 281만여명으로 늘어났다. 관리자산 규모도 143조원(위탁자산 78조원·금융상품 65조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대우는 3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다. 첫째는 위탁 중심인 미래에셋대우, WM 중심인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을 합친 WM 모델 업그레이드다. 기존 위탁거래 고객에겐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인 WM 서비스를, 반대로 WM 고객에겐 미래에셋대우의 강점인 위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진 셈이다.
전 세계에 뻗어 있는 투자 네트워크도 미래에셋대우의 강력한 무기다. 미래에셋대우는 15개국에 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를 엮어 서울·홍콩·런던·뉴욕을 연결하는 24시간 글로벌 트레이딩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싱가포르 펀드·미국 부동산 투자·항공기 금융 업무 등으로 이어져 온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사내 서신을 통해 “미국·유럽에 트레이딩 센터를 만들고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회사를 분사해 올해 15조~20조원 규모로 키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성장 전략도 추진 중이다. 합병 전 미래에셋대우는 대형사 중심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주식자본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통합 후 더 넓은 범위로 IB 업무를 확장하게 됐다는 의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신용공여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통합 후 고객기반·업무영역에 대한 중복을 최소화했고,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빠른 매출 증가와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8,340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합병에 따른 비용 지출로 인해 전년 대비 97.9% 줄어든 수치다. 올해 1·4분기 실적 역시 기존 미래에셋대우 직원들에게 150억원의 협의금 지급 등으로 인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임직원 수 증가(총 4,800여명)로 인한 판매관리비 부담도 적잖을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잔고가 3월 말 기준 14조원으로 경쟁사들보다 훨씬 많은 수준으로 이익 개선에 기여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업계 1위(자기자본 기준)로서 초대형 IB 육성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으로 2위권과 3조원 가까이 차이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085620)·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운용에 특화된 금융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당분간 앞선 자기자본 규모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