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 아이마켓코리아(122900)가 삼성그룹의 ‘일감 보장’ 계약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탄탄한 거래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삼성 리스크’는 불식시켰지만 여전히 대기업 MRO 계열사와 같은 지위를 누리면서 중소 MRO 업체와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아이마켓코리아의 올 1·4분기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005930) 관련 매출은 1,7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14억원)보다 17.4% 증가했다. 삼성전기(009150)와 삼성디스플레이 매출도 각각 27.7%, 32.1% 증가한 609억원, 567억원이었다. 삼성그룹 해외법인 관련 매출 상승률은 훨씬 컸다. 삼성전자베트남타이응우웬 매출은 24억원에서 111억원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고 삼성전자베트남(156.8%), 삼성전자후이저우(86.1%)도 아이마켓코리아를 더 많이 애용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계열사로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2%, 17.0% 늘어난 7,158억원, 101억원을 기록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원래 삼성 계열사였지만 대기업 MRO 규제 정책에 따라 2011년 중견기업 인터파크로 주인이 바뀌었다. 당시 삼성은 2016년까지 5년간 10조원의 매출을 보장했다. 올해부터는 보장 조건이 끝나면서 업계에서는 아이마켓코리아의 핵심 고객인 삼성 계열사의 이탈 가능성을 점쳤지만 실제로는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 매출이 오히려 급증한 것. 아이마켓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난 5년간 고객 관리를 잘 해왔기 때문에 보장 계약 기간은 끝났지만 거래는 계속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일단 매출 감소 부담은 덜었지만 중소업체와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MRO 업체들이 모인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지난해 말 아이마켓코리아의 삼성 물량이 유지되면 시위나 사업조정 신청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중견기업(인터파크) 계열사라는 이유를 들어 그간 동반성장위원회의 대-중소 MRO 간 상생협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산업용재협회 관계자는 “아이마켓코리아가 사실상 삼성계열사와 같은 혜택을 누리는 만큼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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